나는 차가운 겨울 새벽 공기에 잠에 깨고 말았다.
몇시인지 봤더니.... 5시였다. 뭐하지?
"그냥 인별그램이나 봐야지..""
어젯밤 올린 피드엔 벌써 댓글이 12개나 달렸다. 어제 조금 일찍 자서 확인을 못한 댓글도 많았다.
'하영: 헉... 너 이사가?!!! 나도 데려가줘(?)'
'지애: 거기가서도 잘 지내궁 연락 계속해야돼애!!!'
'이현: 그럼 이제 예쁘고 귀여운 우리 하진이 얼굴 못 봐? ㅜㅜ'
친구들의 댓글을 읽으니 기분이 꽤 나아졌다.
몇 시간뒤 이삿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짐 옮기는 일을 중간에 멈추고, 언니랑 주스를 사러갔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다,
"강하진, 오늘 왜이리 저기압?"
언니가 먼저 운을 뗐다.
"어? 아, 그냥.... 이제 초별중는 못 다닌다 생각하니까 조금 섭섭하달까.."
"그러고보니까 이번에 너 전학가는 학교가 희..."
"희애중. 뭐 희망과 사랑의 중학교 이러던데."
"음, 좋은 말이군."
"조선시대야? '좋은 말이쿤' "
난 언니를 따라하며 웃었다.
언니는 내가 조금 짜증났는지, 그냥 혼자서 신난건지 갑자기 술래잡기를 시작했다.
우리 자매는 아직 새싹이 나지않은 공원에서 부모님이 전화하시기 전까지 한참을 뛰어놀았다.
토요일 낮이였다.
--일요일--
개학까지 이제 일주일 남았다. 이른 아침, 나는 회색후드티에다 긴 검청을 입고 집을 나왔다. 폰에는 '아워데이'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심지어 성찬 파트였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음악에 리듬을 타려던 중,
툭 -
"아-"
누군가와 부딪혔다.
휴대폰이 떨어졌지만, 다행히 깨지진 없었다.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혹시 안 다치셨죠? 괜찮으세요?"
"아, 네! 전 괜찮아요. 괜찮으시죠?"
"네네, 그럼요"
남자는 그렇게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두 손을 가볍게 흔들어주었다.
하필이면 누군가 조금 뒤에 있었고, 그 누군가는 하필이면 그 남자를 알았으며, 하필이면 내가 이어폰을 끼기 전에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노래는 흘러나오고 있었고,
♪우리의 시간이 멈춘다면,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면-♪
"황주원-!"
한 남자애가 나와 부딪힌 남자애의 이름을 불렀다.
왜 이리 낯익지?
"헉-."
하필이면 그때, 그날에, 그 시각에,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난 움직일 수 없었고, 두 남자애들은 그렇게 골목길 쪽으로 갔다.
난, 난, 심장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 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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