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7 22:41•조회 98•댓글 2•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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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꽃병에 물을 수백 번 붓는다고 해서 꽃이 시들지 않을 것만 같았다는 소리나 다름이 없잖아, 멍청아. 그건 입맛에 맞지 않은 사랑을 밀어내다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결핍으로 죽어간다는 거야.
큐피드. 저 바보의 제 몫 못하는 뇌를 하트로 덕지덕지 얼룩진 화살을 쏴 으깨버려. 본래의 색을 잊어버릴 정도로 끔찍하게 적셔. 튕기는 활의 소리는 사랑의 레퀴엠.

투둑. 틀어막은 손가락 틈 사이로 흘러나온 뜨끈한 꽃잎이 사방에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이내 뭉개지듯. 그것을 네가 햝음으로써 나는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았다.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있었더라면 가여운 그 새끼를 적어도 잠시나마 쓰다듬었을까? 차라리 그게 서로에게 좋았나?

초점을 잃어가는 시야를 데굴데굴 굴리며 모조리 토했다. 깨진 심장의 틈으로 네가 역겹고 더럽고 지독한 썩은 내의 사랑을 끊임없이 흘러보내면, 나는 그 속도에 지지 않을 정도로 계속 뱉었다. 목구멍을 손으로 마구 찔러대지 않아도 현재의 강한 역함이 역할을 대신하여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의식과 함께 꺼져가는 뇌가 이조차 인식하지 못할 쯤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오래오래 시체로 덩그러니 남겨져 부패해 간다면 피와 살이 양분이 되어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조금 삼켰던 너의 것이 언젠간 다 깨끗하게 증발할 거야. 자기합리화의 논리가 이토록 부실할 줄은, 죽어가는 사람은 멍청하고 또 멍청하구나.

약자로 타고난 것에 조금 분함을 느끼며, 후, 숨을 끊었다.




D-100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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