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적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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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15:28조회 81댓글 8한윤설
백열 지옥 같던 그 여름에서,
가장 어두운 구덩이, 너는 석양처럼 애달아.


- 계절의 끝을 가늠할 수 없네요.


- 제가 그대를 망칠 순 없으니,
- 차라리 그대의 전부가 될게요.


언젠가, 어느 무더운 여름에 내가 어느새
그대 곁에 있지 않더라도.


- 울어줄 거지?
- 아니면, 빌어도 좋고.


점점 메말라가고 있어, 이 여름의 열기에.

그늘에 몸을 숨겨도 눈물이 떨어질 거야.


너는,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


찬란히 영원할 것 같았던 봄은
이제는 네 상처를 달굴 여름이 된거야.



봄은 시들고

여름은 저물어

가을은 날려 가고

겨울을 녹아



그때가 되면 그대 곁에는 이미 그림자만,
꿈 속에서나 날 바라겠죠.


영원히 아파해 줘, 구원 따위 바라지 마.

네 속은 문들어 지고 붉게 뚫리겠지.

그럼에도 계속 사랑한다며 울어 봐.


혹시 알아? 다시 돌아올지.


다시 돌아올지 ······.





-





겨울은 다시 얼어

가을은 날아 와

여름은 다시 떠오르고

봄이 피어나



영원히 찬란하던 나의 계절은
끔찍한 악몽이, 지옥이 되어 반복돼요.


전부였던 네가, 이렇게 나를.
비참하게 나를.


- 울고 있어요.



나를 왜 버렸나요, 그대에게 영원은

찬란은커녕, 찰나였나요.


그렇다면 나는 찰나의 청춘이었나요.



- 그대 청춘의 일부가 되어서 행복해요.
- 추억 속에서 버려졌네요.



제발 떠나지 말아요, 져버리지 마요.

벚꽃을 아나요.



영원할 것처럼 아파, 구원 따위 필요 없어.

속은 문드러지고 있고 붉게 피가 흘러.

그래도 사랑해, 울고 있잖아.



혹시나, 돌아올지 모르니까.



돌아올 거야 ·····.





- 찾았다.





적멸적 설화 寂滅的 雪花

고요히, 천천히 꺼져가는 눈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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