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0 21:21•조회 40•댓글 0•당고
"안녕, 난 이수희라고 해. 이 학원에 새로 왔어. ...너도야..?"
그 때 그런 눈빛은 처음 봤다. 뭐랄까.... 정말 초롱초롱하고 예뻤던.... 그리고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준...
"응, 나도 여기 처음왔어. 청강생이야."
"오, 그렇구나! 근데 여기 빨리 등록하는게 좋을수도..? 엄청 유명하잖아!"
맞는 말이긴 하다. 그치만 수희야, 난 너 때문에 등록하고 싶어.
"맞다, 그랬지ㅎ"
"ㅎㅎㅎㅎ 근데 넌 이름이 뭐야?"
"나? 난 이재민. 태현중."
"오?!?! 정말...? 우리, 꽤 가까이 산다아!!!! 난 이나중..!"
"?!?! 헐! 나 곧 거기로 전학가!!!"
*
"안녕.., 난 이재민이라고 해.."
자신 없는 목소리에서 이수희가 내 목소릴 듣고 있었다. 역시 그 초롱초롱한 눈빛. 우린 어쩌다보니 같은 반이었다. 이런게 운명인걸까...?
그 후 난 알게 되었다. 이수희는, .....왕따. 왕따였다. 그렇지만, 난 걔가 좋았다. 그냥, 걔가 걔인게 좋았다.
*
쉬는 시간.
"야, 이재미ㅣ이ㅣㅣ이이ㅣ인!!!"
"재민아ㅏ아ㅏㅏㅏ악!"
"야, 류성우! 이주얀! 여기!!"
그렇다. 난 우리 반 인싸다. 아니, 그냥 어쩌다보니 인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수희가 좋다. 걔가 왕따든 뭐든. 그런데, 계속 이렇게만 있을 수 없다.
'........고백이라도 해야지.'
*****
-이수희. 너 짐 어디?
헐 드디어 보냈다. 문자를 보내는동안 내 손은 부들부들 떨려왔다.
-학원. 개싫어.
-언제 끝남?
-곧. 2시간 후에.
-끝나고 더 있어?
-뭐. 학원?
-응.
-아니. 끝나고 바로 집에 가. 11신데 어케 또 학원에 가냨ㅋㅋㅋㅋ
-아 맞지ㅋㅋㅋ
-근데?
-아니. 혹시 끝나고 공원 앞에서 만날 수 있어?
-어. 근데 왜.
-그냥.
어라 이상하다. 왜 이렇게 답이 안오지...
-알았어.
-응. 꼭 와라.
-꼭 와. 나 약속 안지키는거 봤냐.
-아니ㅋ
-.
-암튼 꼭 오라고.
-알았어. 근데 지금 수업 중이니까 더 보내지 마. 쌤한테 혼나.
-알았어.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내 앞엔 이수희가 서있었다.
*
" 왜 불렀어? "
" 그, 그게.... "
" 뭐, 너 어디 아파? 너 지금 얼굴이 개빨게!!! "
" 호, 혹시.... "
"혹시 뭐."
" .............우리....., 사귈래........? "
아. 고백 안할걸. 차버리면 나만 손핸데.
" 뭐.... 라고.....? "
" 우리....... 사귀자고................ "
아. 망했다. 제발, 고백하기 전 바로 10초전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 사귀자고...........? "
" ㅇ..... 으으ㅡㅡ으응.... "
받아주기나 할까.
" ..... 좋아. 나도 너 좋아. "
잘못들었구나. 잘못들었구나, 이랬는데...
아니다.
***
" 얘들아, 나 이제부터 사귄다!!!!! 너네 맨날 너네만 커플이라고 자랑하고 다녔잖아. 나도 이제부터 커플이라고!!!!!!!!! "
매일 이 소리만 하고 다녔다.
" 누구랑 사귀는데. "
이주얀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이건 질문인가 대답인가.
" 이수희...! "
" ?!?!?!?! "
반 얘들 모두 놀란 눈치였다. 뭐, 걔가 왕따든, 나도 왕따가 되든간에 상관 없다. 수희만 좋으면 되니까.
" 수희야, 정말이야? "
수희를 매일 무시하던 란이가 왜 갑자기 친한척을...;
" 정말인데. "
" 어. 좀 닥쳐라, 진짜. "
내 반응에 란이가 놀랐는지 제대로 닥쳤다. 근데 잘된거 아닌가. 걘 맨날 수희 무시하던 놈이니까.
***
그런데 어느 때 부터였을까. 가면 갈수록... 란이가 더 좋아졌다. 확실히 란이가 얘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고 예쁘긴 했다. 유명한 아이돌 소속사에서도 캐스팅을 많이 받아봤단다. 란이의 긴 생머리, 하얀 피부, 누가 봐도 또렷한 란이의 이목구비. 그리고 그 동시에, 난... 이수희보다 란이가 더 좋아졌다.
그리고.... 결국은 이 말을 하고 말았다.
" 우리, 헤어져. "
그 말에, 솔직히, 수희가 무슨 모습을 보이든, 상관 없었다.
' .........란이만 좋으면 되니까. '
[수정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