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14:01•조회 106•댓글 7•0H7l
나는 매일 밤 죽었다.
아무도 모르게.
불도 꺼지지 않은 방 안에서
눈을 뜬 채로 죽었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문 한 번도 안 열고,
눈물도 없이
천천히 썩는 기분으로 누워 있었다.
창문 밖은 환했지만
내 안은 자꾸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꾸 끝내고 싶어졌다.
밥은 먹으라고 해서 먹었고
대답은 해야 하니까 했고
웃음은 보여줘야 하니까 지었다.
근데 나는
하나도, 진짜 하나도 살아 있는 느낌이 없었다.
가끔은
"도와달라"는 말을 목구멍까지 삼키고
울컥한 채로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울컥함은 그냥 ‘기분’이 되었고
그 기분은 다시 하루가 되었다.
그렇게 살아졌다.
그냥 살아졌다.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은 상태로
계속 살아졌다.
가장 무서운 건
이게 익숙해지는 거였다.
데이식스-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