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4 19:04•조회 50•댓글 1•청백합
하늘이 너무도 높고 푸른 어느 오후
"하- 날씨 좋네"
20살 이젠 어엿한 성인,
어른이지만 아직 한없이 아이고픈 나이
오래로 대학교에 입학한 난 20살 사내기 17학번
이름 정하연이다.
1~2학년과 다르게 죽어라 공부한 1년에 대한 보답으로 나는 서울에서 손에 꼽는다는 명문대에 입학했다.
뭐 고등학교까지 죽어라 공부하던 애들도 대학교 와서는 MT가고 CC하느라 바빠보인다.
아, 내 소개로는 20년째 모솔이다.
얼굴? 그닥 못생기진 않았다. 주변 친구들은 예쁘다고도 해주는 그냥 그런 얼굴
성격도 차가워보이지만 난 괜찮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내가 20년째 모솔로 살고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난 트라우마가 있다.
6년 전 어느날..
중학교 1학년이였던 난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남자애를 좋아했다. 그 애를 좋아하며 가슴 설레이던 하루하루는 정말 행복했다.
그러나 난 그 행복을 오래 간직하지 못했다.
불의에 사고였다.
그 애랑 나름 썸을 타며 밤 늦게 DM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 애가 갑자기 전화를 했다.
"어? 갑자기 왜 전화했어?"
"창문 한번 봐 봐"
나는 달려가서 창문을 봤고 그곳에는 그 애가 서있었다. 반가움에 나는 소리를 치고 1층으로 달려나갔다.
내려가는 중 나와 그 애는 DM을 나눴다. 전화하기에는 조금 어두워서 소리가 크게 울려 시끄러울 것 같아서였다.
엘리베이터가 7층,5층,3층.. 1층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세상은 너무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애는 다음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또 다음날도 그리고 또 다음날도
그 애 책상 위 하얀 꽃만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 애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그 일로 난 어떤 사람에게 호감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그 애 얼굴이 곂쳐보였다.
그리고 다시는 남자애를 사귈수도 없었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힘들어졌다.
아무튼 날씨가 참 좋은 어느 5월의 봄날, 난 친구를 만나러 길거리로 걸어갔다.
그 애가 죽은 그 날도 하늘이 참 높고 파랬다.
난 아직 이런 날씨만 되면 그 애가 생각난다.
내 마음 깊은 곳에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 같기도 했다.
길을 걸어가는데 저 멀리 한 사람이 보였다.
"어?"
이게 무슨 일인가.. 그 애가 보였다.
내가 아는 밝은 미소를 띈 그 애가
"안녕? 오랜만"
그 애는 너무도 태연하게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6년이란 세월이 아무것도 없던 일 인 마냥
난 눈을 비비고 다시 앞을 보았다.
그런데 그 애가 없었다.
그리고 난 다시는 그 애를 보지 못했다.
어느 봄날에 기적이였을까?
아니면 그냥 내가 헛것을 본 것 이였을까?
그렇지만 그 애가 진짜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속엔 14살에 어린 우리가 살아있다.행복한 웃음을 짓는 우리가
그리고 언젠가 너가 떠오르겠지
정말 보고프겠지
그렇지만 영원은 없는거니깐 난 괜찮아
우리의 영원을 남들보다 일찍 사라졌지만
넌 나에게 아직 영원으로 남아있어.
보고싶을거야, 많이 사랑했고 앞으로도 널 영원히 사랑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