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1 13:20•조회 73•댓글 5•YXL
“엄마…나 마지막 소원 좀 들어주세요…”
말라리아를 앓고 있는 주연이 떠는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주연아…무슨 말이니, 너 안 죽어. 무슨 마지막이야..”
주연의 엄마의 눈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제주도의 귤을 먹고 싶어요..”
주연이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주연은 탄자니아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었다.
아빠는 원래 같이 탄자니아에서 살았지만
경제적 문제로 제주도에서 일하시고
1년에 한 번씩 탄자니아로 돌아온다.
탄자니아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던
주연은 아빠가 탄자니아 같이 살았던 시절을
늘 그리워했다.
주연이 6살 때 아빠와 제주도에 놀러 갔을 때
귤 농장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먹었던 귤의 맛을 잊지 못했던 것이다.
“3주만 참으렴. 아빠가 제주도에서 귤 가져오신다고 했잖니”
엄마가 주연을 안심시켰다.
“엄마,어차핀 나 3주 더 못 버텨요…”
주연이 무언가 말을 더 하려 했지만
구역질 때문에 말을 이어 하지 못했다.
“주연아,괜찮아? 주연아,”
주연이는 오늘 하루 겨우 먹은 죽을 모두 토해냈다.
“환자분,괜찮으세요??”
레지던트로 보이는 사람이 물었다.
탄자니아 병원이였지만
레지던트로 보이는 이 사람은 동양인 느낌이 강했다.
“어어…교수님! 12번 병실 한국국적 이주연 환자 말라리아 때문인 구역질과 고열증상이 심합니다. 응급실 문 열어주세요.”
레지던트 4년 차. 그녀의 이름은 차 해연.
어린 나이에 영국유학을 마치고
탄자니아에서 자원봉사로 레지던트 의사를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고향 한국을 떠난 것이 그녀의 인생에서 큰 변화였다.
그녀는 주연을 보며 어린 시절,
자주 아프던 자신을 회상했다.
?
이틀 뒤
“감사합니다.선생님 우리 주연이…자꾸 자기가 죽을 것 같대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대요.”
주연의 엄마는 툭 치면 바로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말라리아…학교 짝꿍한테 옮았다고 했죠..?
그러면…하…요즘 그게 좀 유행이어서.”
해연은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선생님,얘 한국에서 아빠가 곧 오는데 아빠 얼굴도 못 보고 가면…”
“있잖아요. 보호자님. 저 사실 한국인이에요. 4살 때 영국 유학 가서 의사 자격증 따고 여기서 자원봉사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한국에서 저희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인생은 원래 아무도 몰라요. 주연이냐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 것을 미리 대비할 필요는 없고. 대비한 것을 위해서 주연 이를 힘들게 하는 것도 문제에요.”
“우리 주연이 마지막 소원이 제주도에서 딴 귤을 먹는 거랬어요…그런데.”
“보호자. 주연 이의 소원. 제가 이뤄줄게요. 저희 외할머니가 제주도에 사시거든요. 얼마 전에 귤이랑 한라봉 보내주셨는데 주연 이한테 좀 나눠줄게요.”
해연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감사합니다…해연 차 선생님”
-병실-
“주연아,선생님이야…”
해연은 쟁반 위에 귤과 한라봉을 가져다가
주연의 병실 침대에 살며시 올려두었다.
“이게 뭐예요…?”
“제주도 귤,한라봉. 너의 소원이라며.”
주연의 눈에서는 귤처럼 달콤한 눈물이 쏟아졌다.
“감사합니다…그런데요..제가 바란 귤은…아빠와 같이 찾아오는 그리움의 귤이었어요..”
주연이 말했다.
“일단 먹어봐.이거 먹고 몸이 나아져야 너희 아버지가 오시지”
“아빠…보고 싶어요.”
“언제나 몇 번이라도 기다릴게요”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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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단편소설이에요.
얼렁뚱땅 끝났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피드백 당연히 받고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