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5 18:17•조회 100•댓글 7•한결
아마 조금 추운 날이었어요. 차디찬 바람이 제 살결을 깊숙이 파고들어 가슴에 비수를 꽂는 느낌이 났어요.
이런 걸 우리는 겨울이라고 했던가요.
아무튼 그날은 너무 추웠어요. 문밖에서 신세를 한탄하다 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군요.
꼬르륵꼬르륵꾸르륵꼬르륵까르륵꼬륵꾸륵꼬르르륵꼬륵꼬꼬르룩꾸루룩꾸륵꼬룩꼬까꾸까끼꼬까꼬르르르르르륵룩락륵꼬륵꾸루루루룩꼬르륵꾸륵꼬륵까륵까락꺄락끄꾸록꼬록꼬꼬락꾸루루룩꼬르륵까르륵꼬끼루룩끼룩끼록기록끼록
끼록? 그 때 마침 하늘에선 새가 날던군요. 추위에 세게 당한듯한 초점없는 새의 눈빛을 보니 참 연민이 느껴지네요. 날개에도 하얀 속살이며 붉은 핏줄이며 다 눈을로 볼 수 있는걸 보니 굶었나봐요. 불쌍하네요. 또르륵
눈물이 차디찬 얼음 바닥 위로 떨어져요.
또르륵또르륵뚜르륵또를뚜루루루룩또르르륵또룩뚜룩또르따르또루따르르릉또륵또륵륵륵루따륵또또륵따따따또또따따르르르륵룩록락릭또락또륵또륵떠르륵또로록또록또록또를또륵또락또랑또랑또랑또랑
또랑? 아 제 앞에는 또랑또랑한 맑은 눈을 가진 백구가 있었어요. 이 녀석도 먹은게 없나봐요. 온몸에는 뼈가 훤히 보이고 기운도 없이 누워있네요. 바닥 차가운데. 그 백구를 보니깐 쓸데없이 배가 더 고프더군요.
참을 수 없어 백구를 먹었어요.
냠냠냠흠냠홈뇸뇸념념냥냥먐먐횸횸염염얌얌냠냠냠념념훔훔냥훔먄만냠냠감냠홈냠함냠념냘녈냥냠몀함냠념함먐먐함냠냠냠냠념념염념얌념얌냠냠냠념념몀몀몀염염염홈냠냠흠냠냠맘람냠곰샴냠걈냠냠뇸뇸늄늄늄냠념
백구에게선 역겨운 피비릿내와 붉은 피에 묽든 털이 보였어요. 맛있더군요. 왜 보신탕이 있는지 알겠어요.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는 이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들어줬어요. 마치 하나의 그림이랄까요? 그 때 집 문이 열렸어요. 끼리릭
끼릭끼릭꾸릭꾸룩꼬릭릭끼리리리릭깔리리리릭까릭끼릭꼬릭꺼릭꺄릭껴릭꺄랄꺄라라라랅끼릭꼬락끼끼끼끼릭릭릭링릭끼릭꼬릭끼릴릴꺄락꺄랼꺄악꺄아아악
꺄아아악? 집 안에서 아버지가 나오셨어요. 그리고 손에는 뾰족한 무언가와 둥근 몽둥이를 들고. 저 눈은 언제 보아도 항상 어릴 때 처럼 무섭더군요. 아 아버지가 제 곁으로 다가와요. 물론 뛰어서요. 무섭게 징그럽게.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아 너무 무섭고 역해요. 아버지가 칼을 빼들어요. 그 뾰족한게 칼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저를 향해 들어요. 그리고 썰어요. 아 고통스러워요. 차라리 내가 백구였었으면, 그랬었다면.. 크게 달라지진 않겠죠. 백구는 제가 먹었으니깐. 그렇지만 아예 개였다면, 이 개같은 삶도 덜 억울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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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