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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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 23:53조회 152댓글 0일유헌
움직임이 얼마 없는 여름의 입술이 뻐끔거리기 시작했다.
봄은 이제 비와 영원에게 끌려가 사라져 버릴 건데.

ー 사랑해 봄.

너무너무 사랑해 봄.

숨이 차 군데군데 공백이 생겨 초라했다.

여름은 마지막 말을 삼켰다.
봄의 마지막이 여름의 눈앞을 어지럽혔다.

여름이 봄을 사랑했기 때문에
여름은 좌절했다.

시작된 순환



여름은 봄에 익사했다.

봄은 습하지 않다.
봄은 축축하지도 않다.

영원이 울렁인 탓에.

여름은 봄이 사라지는 게 두려워서
그냥 봄에 빠져버리기로 했다.

찰박거리는 봄.

영원을 살아가게 해서 미안해.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여름이 쏟아낸 눈물이 유리창에 맺히기 시작했다.
여름에 빠져서 버둥거려.

봄도 여름도 영원해졌다.
지금은 무슨 계절이야?



맹세코 봄도 여름도 아니구나.



봄과 여름의 틈새.

아슬한 경계선을 밟아
이어 나가는 영원.

영원을 사랑합니까?

봄 바다 윤슬.

선홍색 벚꽃잎이 바다 위에 내리 앉아
일광을 받으며···.

어찌 되었든 윤슬은 빛난다.
설령 이걸 사랑이라 말할 수 없어도 말이다.

비참하게도
윤슬 ≠ 사랑



벚꽃과 장마, 그리고 영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딸기주스의 얼음이 전부 녹아있었어.

어쩌면 영원은 존재하지 않아서.

봄이 영원했던 탓에 여름의 애■이
저 바다가 되어버렸다.

봄은 바다를 참 좋아했는데
어디 있어, 봄.

봄의 신발 한 켤레는 그 물가에 놔두고 온 거야?



여름은 봄의 등을 바라본다.

봄 또한
여름의 얼굴을 덧그리다,

어느새 비릿한 물 냄새를 머금은 델피늄이
봄의 심장을 가득 채웠다.

애정으로 인한 고독사

웃어줘 여름

여름은 여전히 봄을 그린다.
영원에서도 봄을 사랑해.

영원의 궤도를 따라 쭉 달렸는데
아직 만나지 못했다.

움직이지 마, 봄.



햇빛과 여름

봄의 필름 카메라에 담겨있는
햇빛과 여름이 호숫가에 둥둥 떠다닌다.

햇빛과 여름을 본 순간 봄은
무언가 고민 할 새도 없이 시선을 빼앗겼다.

눈을 맞추는 여름과 웃는 봄.

여름 냄새

쿰쿰한 여름 냄새는
봄의 서랍 한구석에

여름의 기억 파일이 정리되면
작은 상자에 고이 넣어

영원에게 보내줘.

시린 봄에 만개하는 꽃 있듯이
영원에도 만개할 수 있습니까?



봄은 여름을 닮아있었다.

여름의 애정

그 여름 바다와 봄을
여름은 절대 잊지 못한다.

여름의 일장춘몽
다 끝이구나

얼기설기 엉켜있는 구원의 증명

여름은 아직도



아직도 봄에 고여있다.

때가 되었으니, 여름은
봄에 여름을 놔두고 가겠습니다.



여름은 봄의 천 일

그러므로
여름은 봄의 청춘입니까?

만날 수 있을까.
봄의 발자국을 잇따라 걷는 여름.

봄이 흩뿌린 벚꽃이
여름의 눈 앞에 휘날린다.

그렇게 여름은 봄의 잔향만을 좇으며···.

영원한 생에 내려진 무자비한 봄.

여름은 만나지 못하는 봄을
평생 회상하며 살아가야 합니까?

서로를 찾고 있어서
결국 만날 수 없다.

응어리 진 채로 자라지 않는 복숭아 열매.



흐르지 않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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