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흐른 시간이 영원을 부정했다.
선홍빛 벚꽃잎을 가져가도 사랑이 아니라며
훗날 거짓이 되어버릴 봄날의 이슬이 허무를 떠돌았고
홍실로 새긴 작은 나의 계절이
미처 보지 못한 봄의 구석에 눈을 맞췄다.
모순적인 여름을 사랑한 탓이니
봄이 석류 열매를 터트려도 지독한 무죄였다.
투명한 피부에 배인 망극한 매화의 향은
애수를 토해내는 것조차 고독했기에
나는 그 붉고도 사랑스런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작은 귀에 진득이는 사랑을 구애했다.
나의 봄아,
무엇을 가져다 바치면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__
https://curious.quizby.me/1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