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2 17:50•조회 54•댓글 5•몽담
책상 구석, 투명한 화병 속에 마른 꽃다발이 있다.
색이 바래고 향이 다 사라진 꽃잎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몇년 전 너에게 받은 꽃다발이었다.
그날은 유독 기분이 좋았고 설레였다.
오랜만에 안 입던 원피스도 꺼내 입어보고 안해봤던 색조화장도 해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슨 얘길 해볼까 생각하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집 앞 신호등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인 빨간 튤립응 들고있는 너를 봤다.
잠깐 다른곳을 보고 나니 너는 없어졌다.
사람의 시체인지 아닌지 구분도 안되는 것이 바닥에 피범벅과 함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제발 아니어라.
역시나 그건 너였다.
바닥에 형체를 알 수 없는 듯한 너와
꼭 안고있던 나에게 줄 꽃다발과
차가운 바닥에 놓여있던 손편지
그날 이후로 나에겐 봄이 없어졌다.
너가 없어진지 몇년이 지났지만 나에겐 봄은 오지않았다.
나는 여전히 그 꽃다발을 바라본다.
손끝으로 부서지는 꽃잎을 쓰다듬으며 생각한다.
그날 너가 살아있었다면 이 꽃다발을 받고 무슨 표정을 지을까.
그리고 그런 날 보며 너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다 마른 꽃다발은 여전히 그날의 향기를 품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 꽃다발을 품에 껴안고 있던 널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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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튤립(🌹) :: 영원한 사랑의 고백
안녕하세요! 퀴바미 소설게시판 신입 몽담(夢談) 입니다. 첫글 어떠셨나요? 피드백은 다 받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2025.11.12. 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