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30 17:14•조회 34•댓글 2•%
> P. 03-01 반복되는 하대
"아, 아가씨~ 대공 전하를 뵈니 어떠셨나요?"
안부를 묻는 것 같지만, 분명 돌려 까는 눈빛이다.
'네가 대공을 만나서 뭘 할 수 있냐'라는 의도가 훤했다.
"좋았어."
그런 그들에게 진심은 사치.
억지로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용인들은 흠칫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한숨을 쉬는 그들의 속을 알 수가 없었다.
"아가씨, 방에 들어가셔야죠."
예의로 예쁘게 포장한 명령조였다.
이상의 대꾸 없이 방으로 들어섰다.
더하면 지겹기 짝이 없는 뒷말이 들릴 테니.
> P. 03-02 파혼합시다 (1)
".. 아아, 피곤해."
사용인들과 카넬의 냉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진 몰라도,
지금 내가 저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돌린다 하더라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이것이 진짜 내 삶이라면 내가 내 길을 개척하면 된다.
운명에 붙잡혀 살 필요는 없지.
"도망가자."
동시에 펜과 편지지를 꺼내 들었다.
만나서 얘기하면 그곳에서 목이 따일지도 모르니까,
편지로 파혼요청을 하면, 적어도 죽지는 않겠지.
| 친애하는 카네리안 에드윈 대공 전하께.
| 레나리아 로렌스입니다. 몸은 안녕하신가요?
다름이 아니라 파혼을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수락하신다면 파혼서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반드시 편지로 답변 부탁드립니다.
> P. 03-03 파혼합시다 (2)
사용인들은 절대 멀쩡히 편지를 전해줄리 없었고,
그렇다고 직접 전하기에는 편지를 쓴 이유가 없었다.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문 앞에 두기로 했다.
사용인인 듯 문을 두드리고 부리나케 방으로 돌아왔다.
..
"들어오게."
정적만이 흐를 뿐,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의문을 품은 채 문을 열어보니, 레나의 편지지가 놓여있었다.
".. 친애하는 카네리안 에드윈 대공 전하께.."
편지를 열어보았을 때, 사고가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혼..이라고.
장난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확실한 레나의 글씨체였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 아니, 안돼."
그녀의 방으로 곧장 뛰어가고 싶었지만,
편지의 마지막 문장을 보며 참고 답장을 적어 내렸다.
| 부인께.
| 거절하겠습니다.
파혼을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또한, 귀족 예법을 다시 배우셔야겠습니다.
> P. 03-00 그녀의 뒤에서
"전하, 마님께 무의식적으로 애정을 표하시는 것 같습니다."
".. 그게 무슨 소리지."
"마님께서 '좋았어'라고 말씀하시며 방에서 나오시던걸요."
"좋았다.. 라. 그때, 레나의 표정이 어땠지."
"웃고 계셨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밝지는 않았나?"
"매우 밝은 미소를 지으셨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
> P. 작가의 말
우파대 본격적인 스토리의 도입부입니다🤭
카넬은 레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같네요🤔
#우파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