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 × 5eo1z 합작 ] 인어 왕자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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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23:21조회 95댓글 2[ Y × 5eo1z ]
돌아가지 못한다니, 저번에 남겼던 물과 관련이 있는걸까.

- 무슨 몸인데?

궁금한 듯 물었던 내 말에 그는 답하듯 물갈퀴로 변한 손을 위로 뻗어 보여주었다. 물갈퀴를 만지작 거리니 눈물을 흘리던 그는 아파하며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 아, 아파...

- 미안.

그리고 혹여나 그가 뻗었던 물갈퀴가 사람들 눈에 보일까, 하는 그 걱정은 나를 떠나지 못했다. 주변을 계속 둘러보고 다시 그가 있던 곳을 바라보자,

- 아니...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난 지 오래였다.

~

- 이 정도면 내가 문제인 건데.

나에게 정신병이 있는 것이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나는 계속 손으로 이마를 짚고는 생각에 잠기기 일쑤였다. 그것이 아니라면 전혀 설명되지 않는 상황 뿐이었으니 나는 그저 내가 정신병에 걸린 것이라고 확신함에 기대기로 했다.

~


시간이 조금 흐르고, 정신병원에 방문했다. 의사의 전문적인 소견을 바랐으나 결국 내 생각은 검사 결과에 의해 부정되었다.

-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 없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의사에게 되물었다.

-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요? 계속 환각이 보이는데도요?

그러자 의사는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 좀 더 큰 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처방전을 받기 위해 대기실에 들어왔건만. 전에도 보았던 그와 비슷하게 생긴 어떤 사내가 출입문 근처 자리에 앉아 다리를 떨고 있었다. 또 마주친 이유를 물을까 고민하던 내 앞에 눈 깜짝할 새에 다가온 그가 물었다.

- 너... 내가 보여?

자신이 보이냐 묻던 그에게 위아래로 쳐다보곤 이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되려 내가 남자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 보이는데, 왜? 보이면 안 되는 건가?

- 저는 원래 보이면 안 되는 존재라서요. 그래서 정신병이라도 걸린 줄 알고 병원에라도 와본 건데...

그의 방문 이유에 얼씨구, 작은 웃음을 지어낼 뿐이었다.

- 보이면 안 되는 존재가 어딨냐. 이렇게 뻔히 나랑 눈 마주치고 있는 네가 사람 아니야?

그는 조심스레 고개를 올려 나의 시선을 바라보았고, 잠시동안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듯 바라볼 뿐이었다.

~

- 그래서, 이름이 뭐라고?

- 시온이요, 시온.

나는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그의 이름을 곱씹었다. 내가 지금 손에 물갈퀴가 달린, 인간이 되고 싶은 남자와 한가지 카페에서 얘기나 하고 있는 게 맞을까. 사실 시온의 이름보단 그 사실을 더 많이 곱씹었을 지 모른다.

- 나이는?

- 인간 나이로는 아마... 이백 오십 살...

얼토당토 않는 나이에 나는 코웃음을 치며 음료 잔에 담긴 얼음을 입에 털어넣어 씹었다.

-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나의 진중한 어조에 시온도 조금 움츠러들었는지 차가워진 아이스 초코 라떼를 꽉 붙잡고 입을 열었다.

- 저는, 왕자인데요. 저기 밑에 심해에서 사는...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육지로 올라왔는데, 사실 제가 보이면 안 되거든요...? 근데 지금 그쪽이 저를 보시니까... 그게 좀 이상해서요...

도대체 뭐라 지껄이는 건지. 목소리도 작은데다 발음도 어눌해 말소리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 결론만 말해.

- 심해에 사는 인어이자 왕자 시온이고요, 그쪽은 제가 보이면 안 돼요!

인어? 왕자?

- 맨 밑 바다에 살아요, 아틀투스 왕국이라고...

구린 이름에 제멋대로 웃음이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 그럼 저번엔 왜 호수에 들어가 있었던 건데?

- 왕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바닥이 보였어요...


바닥이 보였다. 그것은 아마 심해와 다르게 흙빛 끝이 보였다는 소리였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 왕국으론 어떻게 돌아가는데? 육지론 왜 온 건데? 그럼 바다로 가면 될 것을 왜 호수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질문 투성이였다. 내가 원체 사람 안 가리고 궁금한 건 물어보는 타입이라 어쩔 수 없던 탓일까. 사실 시온이 그리 무섭진 않았다. 조금만 날카롭게 캐묻기만 해도 금방 꼬리나 내리고 허둥지둥 하는데, 그게 두려울 리가.

- 왕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잘 몰라요, 육지로 올라온 까닭은 말하기엔 워낙 길어서. 그리고 저는 당연히 호수나 바다나 똑같은 물이니 심해로 갈 수 있을 줄 알았죠...

또 얼토당토 않는 소리. 나는 시온에게 직접적으로 물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어떻게 해서든 꼭 사유를 알아내고 싶었으니까.

- 왜 육지로 올라왔는지 전부 말 해. 하나도 빠짐없이.

시온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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