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9 18:21•조회 37•댓글 3•G0ㄷАαn고단
그가 오고 있어
상처가 난 뻘건 눈을 107625개 가진 남자가.
그가 뛰어와
옥색 광이 나는 칼을 치켜들고서
나도 참 운이 없어
출렁출렁 흔들리는 다리에서 그를 만났으니까.
눈이 십여만대로 나뉘어져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도 모르겠어.
내가 볼 수 있는 건 그의 살기야
107625개의 눈안에 서글서글 박힌 적붉은 살기.
못 믿겠어? 저 눈을 봐
안보인다고? 웃기는 소리 하지마
저 앞에 서있는 살인마를 봐
소름끼쳐서 무릎을 끌어야 목숨을 건질것 같은데?
아아···.넌 죽을지도 몰라
저 눈을 보고서 무릎을 안 꿇다니
심지어 존재를 부정하다니
나는 저분이 무서워
하지만 그는 날 구원해줄거야
그럴거야
그러겠지
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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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이 이렇게 재밌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