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정답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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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0:00조회 54댓글 4Garri
물은 정답을 압니다.
진실을 드러내는 물의 투명함은 코스모스에 가려 진 구원 없는 학살극이었습니다. 구원은 오직 살인자를 위한 것입니다. 위계에 의해 타락하고 구원 받고 용서 받는 살인자는 녹색 눈을 피부에 박고 오직 흐릿한 잔상이 될 뿐입니다. 물의 진실을 찾기 위해 피와 뇌수의 광기를 부르는 이들은 살인자인 동시에 영웅으로 존재합니다. 살인자와 영웅은 한끗 차이이기 때문에, 살인자들은 짓이겨 진 위계의 잔상에서는 영웅이죠.
나의 전우는 다시금 물에게로 달려 갑니다. 인간의 머리를 이제 물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죠. 머리는 단단하고 견고한 방어막으로 둘러 쌓여, 지성 없이는 이길 수 없습니다. 고통과 절망을 온몸에서 심고, 뇌를 물로 채우고, 시간의 지성을 파괴하고, 광기와 낙하하게 만듭니다. 시공간이 흐려지는 그 인간의 뇌 앞에 동료는 그저 압도적인 초월자였습니다. 그 인간의 모든 걸 정할 수 있는 맹수이다 초월자인 제 동료는 곧 가장 평범한 존재가 되었답니다. 매우 평범하게 태어난 제 동료는 겨울에 들을 캐롤을 고민하는 매우 평범한 사나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피로 물든 1000도씨의 차에 상대의 얼굴을 담는 괴물입니다. 시공간의 잔상이 일그러 지는 길고도 짧은 시간, 누군가는 지성을 잃습니다. 충성을 잃습니다. 인내를 잃습니다. 모든 걸 잃은 인간에게 남은 것은 내면의 짐승 뿐입니다. 짐승의 생존을 향한 욕망이 결국 답을 말해 줍니다. 욕망의 추악함은 사람이 죽을 때 그제서야 나타나는 마지막 잔인함입니다. 을 고민하다가 다시금 이곳으로 옵니다. 제 동료는 살인자입니다. 대학살을 벌이는 다른 이들을 제끼고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매우 잔혹하게 그들의 몸을 제비로 만들었죠. 제비가 아름다운 이유는 제비의 몸 안에 있는 장기들이 전부 푸른 창에게 찔려 뒤틀려 졌기 때문이죠.
물은 답을 압니다. 물에만 들어가면 모두 답을 말합니다. 충성보다 생존이라는 공식을 아직까지 못 들어 보셨나요? 세상은 이기심으로 굴러 가요. 그 이기심이 집단에서 벌어 지는 이기심인 지 개인적인 이기심인 지의 차이 만이 선명하게 또 모호하게 흑과 흑을 비출 뿐이죠. 우리가 만난 인간들은 전부 물에서 자라나 육지로 나오고 다시 물로 들어가요. 태초의 고결과 폭력, 그리고 무심한 광기 앞에 정의는 부패하기 마련이죠. 물 앞에서는 모두 진실을 불어요.



어라? 이 사람은 왜 진실을 말하지 못하죠?
설마 인류의 또다른 정답으로 간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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