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5 00:36•조회 50•댓글 2•이다음
[🎵] NMIXX - Spinnin' On It
나도 알고 있다. 그때의 나는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었다는 걸. 하지만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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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싸움을 먼저 시작하는 쪽은 나였다. 네가 툭툭 던지는 말들에는 언제나 칼날이 숨겨져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럴 때면 나는 항상 분노에 몸을 떨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너를 노려봤다. 그리고 너는 언제나 그런 나를 바라보았다. 분명 상처받았다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나는 그것에서 연민과 이유 모를 확신을 읽었다. 나는 못내 짜증나서, 그럴수록 목소리는 더 커졌다.
왜 말을 그렇게 해? 왜 자꾸 그러냐고, 나한테.
이런 식으로 내가 발악을 해도 너는 어쩜 그리 꿋꿋이 침묵할 수 있는지, 그렇게 아프다는 표정으로 바라볼 거면 차라리 내게 욕이라도 뱉어주길 바랐다. 그래서였나, 언젠가부터 싸울 때면 무의식적으로 네가 아플 만한 말들을 골라서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너 진짜 싫어.
그럼 넌 그제서야,
싫다고?
어, 싫어.
세상이 곧 무너질 것 같다는 얼굴을 했다. 그러고는 나를 꽉 껴안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디로도 도망가지 못하도록, 서로를 속박했다.
가을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네 등 너머로 나무에서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는게 보였다. 그건 곧 그 나무가 죽어간다는 걸 의미했다. 모순적이게도 아름다웠다.
너를 향한 마음에 아무 미련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흘러가고 난 뒤에 많이 웃기도, 울기도 했던 연애였다고. 그렇게 회상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아픈 걸지도 몰랐다. 여전히 난 너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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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쓰면서 정병올 것 같은 글들은 지ㄴ짜 좀... 힘드네요
다음엔 청춘물 써올게요
이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