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급식 끝나고 #Fiction1 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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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20:51조회 43댓글 0하루
하윤이가 전학 간 날,
나는 급식실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

김치가 짰고, 국은 미지근했다.
그래도 먹었다.
하윤이는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했는데,
그날은 아무 말도 안 들려서 귀가 멍멍했다.

“괜찮아?”
누가 물었지만, 고개만 끄덕였다.
괜찮지 않았다.

급식 끝나고 교실로 올라가는 길에,
하윤이랑 같이 웃던 계단 모퉁이를 지나쳤다.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나는 괜히 운동화를 한번 쳐다봤다.
끈이 풀려 있었고,
그거 하나 다시 묶는 데 오래 걸렸다.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날 밤,
하윤이랑 주고받던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별로 특별한 말도 없었는데
자꾸 울음이 나서,
핸드폰 화면이 흐려졌다.

“내일 보자.”
마지막 메시지에
나는 아직도 답장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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