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5 20:42•조회 150•댓글 16•한애연
곱게 난 들꽃을 한 움큼 잡아 뜯고
입을 크게 벌려 쑤셔 넣어
사랑스런 꽃내음
역겨운 꽃내음
흰 꽃잎이 혀 끝에 달라붙어요
고물 다 된 바보상자 안의 예쁜 언니가 하는 얘기는 거짓말인가 봐요
낡아빠진 거울을 뜯어내고 새 유리조각을 붙였어요
맛대가리 없는 초록이 가득 담긴 바구니
손을 크게 열고 그것들을 쥐고
또 입을 크게 벌려
꽃 속에 몸을 숨겼던 벌이 이제서야 튀어나왔어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소리도 안 내면
벌은 다시 식도를 타고 넘어가요
나는 이제
천박하기 짝이 없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너무 작아져버린 엄마 구두를 신고
붙여놓은 유리 앞에 서요
이상해요, 분명 나는 예뻐졌는데
기괴하게 부풀어오른 얼굴에 손톱을 푹 찌르면
울퉁불퉁한
이마가
징그럽게 눌려
엄마, 나는 무엇을 위해 아파야 해요
나는 예뻐져야 한대요
세상이 정한 규칙이라는데
머저리같은 나는 또 어겨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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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외모정병 글을 써보았어요....
그래서 자신이 없습니다ㅜ
헤헤그래도 이쁘게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