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유리정원 안에 서 있었다.
햇빛이 정원의 돔 위로 흘러내릴 때마다 그 빛은 네 어깨 위에서 반짝이며 갈라지고 부서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숨을 죽인 채 그 부서짐을 바라보았다.
너는 조금만 건드리면 파편이 되어 흩어질 것 같은 존재였다. 그 파편은 보석처럼 빛나면서도 가장 날카로운 끝을 품고 있었다.
나는 네 주위를 맴돌았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결코 멀어지지 못한 채. 가까이 다가갈수록 네 주위의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선이 내 살을 스치며 상처를 남겼다.
피는 금세 말랐지만 상처의 기억은 오래 남았다.
네 웃음은 더 아찔했다. 맑고 투명한 잔 위에 맺힌 한 방울의 물처럼 반짝이다가 손바닥에 담기기도 전에 흘러내려 사라져버렸다.
그 순간마다, 나는 놓친 빛을 따라 허공을 붙잡았다.
나는 알고 있다. 네가 왜 유리 같은지.
세상은 이미 너를 여러번 부수었고, 남은 날카로운 조각들은 더는 흩어지지 않으려 굳게 맞물려 있었다. 그러나 그 단단한 투명함은 오히려 세상을 깊이 베어내는 칼날이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못 한다. 유리정원의 빛 속에서 끝없이 부서지고 다치면서도 나는 여전히, 네가 사라질까 두려워 눈을 돌리지 못한다.
@ne0n. :세상이 깨뜨린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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