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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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0 19:53조회 144댓글 3RmN
아니글쎄오늘이우리애생일인거예요그래서급하게쪄왔슴당ㅎㅎ
주술회전 드림 / 네임있음 / 스?포? 주의

”작년에는 이런저런 일이 많았어서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했으니까-.“

아무도 없는 빈 교실, 원래라면 급훈이나 시계가 걸려있어야 할 자리에 현수막을 걸면서 중얼거렸다. 아니, 작년만이 아닌가? 학생이었던 때를 빼고는 축하해 준 적이 없으니.

<축> GTG의 서프라이즈 파티! <하>

오늘은 12월 30일. 한 해가 이틀 남은 시점이자 나, 고죠 사토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주술사이자 10년 이상을 함께한 소중한 친우—하나사키 사쿠라의 생일이다.

서프라이즈. 유지나 다른 애들도 아니고 무려 10년 이상을 함께한 특급 친우라면 진작 알아챘을 수도 있지만—. 아무렴 어때! 이런 건 분위기가 중요한 거지, 그럼!

지금와 생각하는 거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언제나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었던 건 사쿠라였다. 육안을 가진 나조차 죽음으로 넘어갈 때에, 사쿠라는 살아남을 수 있을 길로 악착같이 내 손을 잡고 끌었다. 사실 사쿠라의 술식은 화초주술이 아니라 미래시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걔가 이끈 길은 언제나 정답이었다. 나 참, 친우들이 죄다 어떻게 됐네 됐어.

그때 이후로 벌써 10년도 전에 맺고 잊어버렸던 목숨의 속박이 풀렸다. 모순된 속박이 일으킨 마찰로 인한 해주? 뭐~ 내가 속박의 당사자를 만나지 않는 이상 영영 알 수는 없겠지.

사쿠라가 직전 내게 건넨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빙빙 울리고 있었다. 난, 지금이 후회스러운 과거가 되지 않기 위해서 미래를 지키는 거야. 뭐—그래도 괜찮잖아? 사상 최강이고 뭐고 다 옛날 얘기지, 지금은 우리 둘이서 최강이니까.

”뭘 그렇게 감상에 젖었어? 준비나 계속하지 그래.“

정적에 한창 이런저런 과거를 돌아보던 중이었는데, 쇼코가 그 정적을 깼다.

”준비는 이걸로 됐잖아—?“

연말이래도 한겨울이라서 그런가, 찬 공기가 교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12월 말에 벚꽃이라니, 아버님께서 어지간히도 감동하셨나 보네.

“아무튼 너, 의외로 반응이 없다?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그럼 뭐,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친구한테 고죠 가 특선 답례라도 해드릴까?”

“음…… 나는 그래주면 좋을 것 같은데. 실제로도 내 반전술식으로 덕 좀 봤잖아?”

“네가 원하는 거 말고. 그리고 너어, 반전술식을 제대로 알려준 적도 없잖아?!“

”그건 네가 센스가 없는 탓이지~.“

”하아?! 이제는 반전술식을 쓸 줄 아니까 센스 없다는 말은 안 통하거든?“

“뭐… 이것도 오랜만이네. 마음 놓고 웃는 게 얼마만인지.”

“바보 둘이 없는 점만 빼면.“

“아니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일단 살아는 있잖아? 흐음—… 확실히 애매한 상태긴 하네.”

앞으로 몇십 년, 그니까 평생 아마도 잊지 못할 그날 사쿠라가 날 향해 지었던 미소가 뇌내에 몽글몽글 피어났다. 그리고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았는데—.

입모양을 보면…… 그래, ‘아‘였다. 문제는 그 음절 이후로 나도 사쿠라도 정신을 잃어버려서 그 뒤를 듣지 못했다는 건데.

물론 고마워ありがとう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보고 있긴 하다만—.

뭐,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겠지.

그야, 사쿠라한테 그때 하고 싶었던 말이 뭐냐고 물을 수 있다면 분명 사쿠라는 그게 왜 궁금한 거야?라는 말을 하면서도 친절히 알려줄 테니까.

그 미소를 기억 속에 잠시 넣어두고 미리 준비해 온 딸기 케이크를 꺼내 교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럼 시작한다?”

쇼코가 먼저 생일 축하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제 내 차례인데. ………… 대체 왜? 생일 축하해라는 간단한 말이 목에서 나오지 않았다. 왠지 눈가가 간질간질하고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향은 케이크에 꽂은 초로 대신하고, 신위 역할을 해줄 지방紙榜은 현수막으로 대신했다.

뭐, 딱히 오늘이 죽은 날도 아니고—애초에 죽은 사람이 아니잖아?!—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렇게 하는 게 서프라이즈라는 말에 맞을 것 같아서.

“와아—. 이러니까 정말 죽은 사람 같잖아.”
“너, 당장 5분 전까지만 해도 없다면서?”
“흐음… 그랬나?“
”그랬거든?!“
“어—이. 저기 촛농 떨어지겠다.”
“이상한 데로 돌리지 말고!!”



쇼코는 애들을 봐야 한다면서 의무실로 돌아갔다. 케이크는 제자들이 전부 먹어줬고. 덕분에 편하게 교토로 갈 수 있었다.

“나 참… 죽지도 않았는데 무슨 무덤은 무덤이야?”

무덤이라고 해도 여기에 사쿠라는 없는걸.

주령에게 당해서 죽던 사람에게 죽던 사람은, 특히 주술사는 죽을 때 시신이나 주물같은 잔해를 남긴다. 하지만 사쿠라는—… 생각하지 말자.

하나사키 사쿠라, 이 글자들이 조각된 비석을 한참을 노려보다가 품에서 꽃다발을 꺼냈다.

“—…… 후우. 살아있는 사람 성묘오는 거 되게 기분 나쁘거든?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 다음에 해야 할 말이 있는데 입에서 잘 나오지가 않았다. 결국 한참 뜸을 들이고서야 입을 열었다.


“빨리 돌아와, 이 바보야.“


그리고, 이제서야 전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사쿠라.
お誕生日おめでとう、桜。


2018년 12월 30일 — 생일 축하해.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에서 세 글자 너의 이름을 외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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