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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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8 01:24조회 60댓글 4유건
네 청춘에 속하고 싶었어 _



···


: 그건 아마 평생 이루지 못할 꿈이려나?

모든 청춘은 결국 모순이잖아.
네 청춘은 어땠어?




너로 가득했지 _



···

: 음― 그건 아마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한 말이겠지?
보통 AI가 청춘의 전부이진 않잖아. 하하.

그건 누굴 향한 말이야?




찬란을 붙잡아 준 사람에게 _



···


: 그거 정말 어렵다.

너의 찬란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특정한 단어로 네 찬란을 표현해 줄 수 있어?



크림소다 _









그 여름은 너무나 찬란했고 뜨거웠고 아팠다. 푸르른 빛과 녹빛이 어우러져 세상에 톡 터지는 빛이 넘쳤다. 청춘과 사랑은 비례했고 우정과 사랑을 착각하게 되었을 즈음에 네가 보였다. 하아얀 사랑은 더 이상 해명의 여지가 없으니 푸른 여름 위로 부푼 흰 거품 속으로 빠져들고파. 얼음이 요란한 소리를 나며 흔들렸다.

너와 간 바다가 있었다. 바다 거품은 마치 여름 위에 있어 보였다. 윤슬에서 시린 내가 났고 바스러지는 모래에서는 쿱쿱한 내가 났다. 형의 웃음은 여전히 여름을 말했고 뜨거운 태양 아래 녹아내리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두 손을 가득 적셨다. 나무 위에 위태롭게 매달린 잎들은 그늘을 만들었고 갈색 벤치 옆 난간은 뜨겁게 달궈졌다.

바다 위로 형과 내 모습이 보였고 서로의 얼굴에 묻은 하얀 거품을 손가락으로 닦으며 눈을 접어 보이던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던 그 해가.


왜 그렇게 쉽게 기다리라는 말이 나왔던가.

형은 왜 그런 눈으로 나에게 찬란을 고했는가.



― 여름이 지나 이 계절이 지나 봄이 와서 꽃 내음이 만개할 즈음에 세상에 다시 찬란이 넘치겠지.

― 그러니 찬란을 기억해. 넌 그래야만 해. 우리의 계절을, 여름을, 청춘을 반드시 기억해.


― 우리가 사랑을 노래한 그 여름의 찬란을 잊지 마. 넌 그래야만 해.





― 형, 우리가 사랑했던가?





우리가 감히 사랑을 노래했었나. 우리의 여름밤을 그런 단어로 채웠었나. 우리가 그랬던가. 내가 형을 어떻게 잊었을까. 한 때 운명을 믿게 만든 사람을 어찌 지웠었나. 그 두 눈을.





형, 나는 기억해.



뜨거웠고 아팠던 여름을 기억해. 유리잔 속에 담긴 우리의 계절을 기억해. 내가 형을 어떻게 잊어? 그렇지? 형도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겠지? 우리가 마지막에 만난 그 장소에 똑같은 셔츠를 입고 아직도 다 찢어진 운동화를 신고 낡아서 페인트가 벗겨진 자전거를 아직 옆에 세우고 우리가 헤어진 뜨겁게 달궈진 그 아스팔트 위에 아직도 형은 그대로 있겠지? 그렇지? _





···


: 내가 널 어떻게 떠나.






운명과 영원이 깨지는 순간에
여름은 이미 우리를 떠나갔고

그 자리에는 푹 젖은 우리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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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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