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늘 모호함의 경계 위에 머문다.
어디까지가 이상인지, 어디서부터가 잘못인지 알 수 없는 것. 그 흐릿한 경계 속에서 발을 내디딜 때, 비로소 우리는 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의 빛은 온전히 밝지도, 그렇다고 어둠에 잠기지도 않는다. 흔들리는 옅은 빛 사이로 문장들이 피어나고, 이름 모를 풍경들이 저마다의 색을 띠며 떠오른다.

마치 모든 것이 오래 전부터 우리를 기다려온 듯, 낯설고도 익숙한 세계가 서서히 그 형태를 드러낸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그 끝을 단정할 수 없다.
유토피아라 불러도, 디스토피아라 불러도 아직은 맞지 않는 이름일 뿐. 다만 그 불확실함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서사를 조각하듯 이어 붙인다.

어느 날은 날카로운 파편 같고, 어느 날은 별빛처럼 흩어지는 말들이 안개를 지나 서로라는 빛을 만난다.

그 빛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우리이고, 또 우리를 이곳에 머물게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그저 안개 속을 걸을 뿐이다. 안개 너머 옅은 빛은 우리에게 희망을 쥐어주고, 짙은 안개는 우리를 괴롭게하기도 한다.

그러나 걸음마다 세계는 조금씩 흔들리고,
흔들릴수록 또렷해지는 풍경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아가는 자리,

유스토피아라 불리는 경계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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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0n. 님의 유스토피아 주제글 면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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