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닛 건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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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6 16:36조회 56댓글 1*
유닛 건에 관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닛을 만드는 행위를 중지해주세요.

‘유닛’과 가장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수학에서의 집합(集合) 에 대해 잠시 언급하겠습니다. 수학에서 집합이란 어느 명확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서로 다른 대상들의 모임입니다. 그때 임의의 대상이 집합에 속하는지 그 여부는 명확해야 합니다. 그 기준도요.

예를 들어 볼까요, 집합 A{ x | x는 3보다 예쁜 자연수 }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건 과연 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사람마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수는 모두 다르니까요.

소설게시판의 ‘유닛’문화는 방금 말한 A 집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쓰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나는 얘가 잘 쓴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또 얘는 그렇게 잘 쓰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에 ‘상대적으로 더 잘 쓰는 작가를 유닛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상대적이라고 하려면 평균적으로 갖는 지점, 아까 말한 기준과 거의 똑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애초에 ‘잘 쓴다’라는 전제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니 저 지점을 찾는 것도 무용지물이겠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잘 쓴다’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조회수? 댓글? 그것도 아니면 인지도? 만약 저 셋 중 자신의 기준이 있다면 또 묻겠습니다. 조회수라면, 평균 조회수가 50 이상인 글? 25 이상?ㅜ이렇듯 ‘조회수’라는 하나의 항목 안에서도 사람들의 세세한 기준은 갈립니다. 한 마디로, 저마다 생각하는 ‘잘 쓰는 작가’가 다르다는 거죠.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유닛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아니요. 기준이 그마다 다 다른데 어떻게 모두의 마음에 들 유닛을 만든다는 건가요? 이상하지 않나요?

a, b, c, d, e 다섯 작가가 있다고 해봅시다. 다섯 작가 모두 처음 글을 올린 시기, 인지도, 조회수, 댓글 등등 누구 하나 부각되지도 조금 부족하지도 않게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단 하나, 서로에게 차이점이 있다면 a 작가는 개그 요소가 많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즉 ‘힐링되는 글’을 씁니다. b 작가는 무겁고 분위기 있는, 마치 양장본이 필요할 듯한 글을 씁니다. c 작가는 달달하고 풋풋한 사랑 글을 씁니다. d 작가는 웹소설 같은 글을, e 작가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글을 씁니다.

여러분은 이 다섯 작가 중 3명을 뽑아 유닛을 만드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이때, 이 유닛을 만들 때 필요한 기준이 대체 무엇일까요? 아까 말한 기준은 다섯 작가 모두 비슷해서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글의 소재, 분위기 등만 차이날 뿐이죠.

글의 소재와 분위기 등은 정말로 사람 개인이 가진 취향의 영역입니다. 나는 밝은 게 좋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두운 글을 좋아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절대적인 ‘취향’의 영역에서 ‘잘 쓴다’는 이제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셨는지, 스스로 돌아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소설게시판의 ‘유닛’ 문화는 가장 잘 쓰는 작가들을 가려내고, 작가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새로 유입되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의 글을 읽어야 할 지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요, ‘잘 쓴다’의 기준조차 모호한 상황 아닌가요? 또한 작가들의 친목을 도모한다는 것도 좀 이상하게 들립니다. 왜냐면 a와 b는 이미 친해진 상황인데, a만 특정 유닛에 들어가고 b는 들어가지 못했다면 그 둘은 친목을 다질 수 없다는 걸까요? 이렇듯 ‘유닛’ 문화는 이래저래 모순투성이입니다.

그러므로, 서두에 표한 것과 같이, 유닛을 만드는 행위를 중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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