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붉은 보라색 꽃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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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4 20:33조회 28댓글 0@UX2mau
그거 알아? 사람은 전생에 꽃이였다가 죽으면, 다음 생에는 그 꽃에 꽃말처럼 사랑한데.
그리고 난 꽃이였다? 보라빛 잔향이 짙게 물든 아주 아름다운 꽃

나 역시 다른 전생이 꽃이였던 사람들처럼 꽃말 같은 사랑을 했지.
나도 청춘을 너와 약속하고, 영원히 함께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었었다?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환상처럼.

그래도 처음은 조금 행복했어. 나와 마주치는 네 눈빛은 너무 무해했고, 처음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네 온기는 오랜만에 느끼는 사람에 따뜻한 감촉이였어. 어쩌면 우리는 아마 끝까지 사랑은 했었을껄?

너와 만난 처음엔 이상하리만큼 기뻤고, 찬란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왔어. 우리의 사랑도 기쁜 소식이었고, 그냥 다 기뻤고 행복했어. 연모함이 세상을 물들이는 것 같이 말이야.

그런데 어쩐 일 이었을까. 평생 영원할 줄 알았던 우리에게.
너무도 갑작스러운 만남이였어. 우리는 아직 어렸고 사랑이 고팠었지. 그런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단어는 너무도 자극적이며, 유해했었지.

기쁨에 취해 잊고 있었나봐. 내가 말했지, 전생에 꽃이였던 사람은 그 꽃말처럼 사랑한다고. 나도 아름다운 꽃이였다면 어땠을까, 너에게 미안해. 영원함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해서, 덧없는 사랑을 하게 만들어서. 행운이 불행보다 늦게 찾아왔어야 했는데.

미안해. 아름다운 꽃이 아니였기에, 그냥 불행한 역한 보라색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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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나팔꽃 꽃말 : 기쁜 소식, 덧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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