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나의 X에게

여긴 또 비가 와 네가 떠나간 그날처럼 가랑비라고 무시했던 빗방울들이 옷가지들을 물들이곤 발목을 잡아서 놓아주질 않아 떠나가는 네 뒷모습을 보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내려고 목을 어찌나 긁어댔던지 아직도 기침하면 목이 아프더라 비에 젖은 채로 무겁디 무거운 몸을 억지로 움직여 가까스로 집에 돌아온 난 네 온기가 없는 차가운 집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지 X야 그래도 우리 사랑이었잖아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진 엘 오 브이 이였던 거야? 삐뚤빼뚤 서툴게 그린 하트라도 좋아해 주겠다며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겠다고 했잖아

애정이 아닌 애증
맞사랑이 아닌 외사랑

둘이서 시작한 오프닝
한 명만 쓸쓸히 남아버린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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