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00:30•조회 69•댓글 2•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내 모든 길은 허무해졌다.
내가 있는 이 자리가 무엇을 향하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참이고 곱씹었다.
어린 동생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나도 땅을 치고 울먹일 수만은 없었다.
ㅡ
나는 그렇게 내 청춘을 바쳤다.
다시 나올 수 없는 깊은 동굴에 끌려가듯,
내 학업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밤낮으로 공부했다.
그런 나에게는 새벽 교대근무인 아르바이트가 너무나도 버거웠다.
그렇게 꼬박꼬박 일해 받은 돈은
동생을 겨우 먹여 살릴 정도였다.
ㅡ
나는 일출 직전에서야 집에 들어갔다.
현관문을 열면 그리운 부모님의 목소리.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걸 아는데,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걸 나도 모르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만지작거리며 또 날을 지새운다.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어서,
차마 잊을 수가 없어서,
오늘도 그 온기가 그리워져서,
일어서려는게 두렵다.
두렵다, 무섭다, 괴롭다,
매일이,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
내 곁에 있겠다면서, 언제까지 여행할거야
돌아와줘, 돌아와서 나랑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얘기도 하고 그렇게 해줘, 해줄거지
메시지라도 읽어줘
제
발
.
.
(답장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