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차가운 겨울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은 날,
하얀 눈송이들이 가로등 빛 아래에서 천천히 흩어진다.
그 눈송이 사이사이로 네가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 하다가 이내 사라진다. 손에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추억일 뿐인 너를 가슴 한 켠에 두고 골목을 걷는다.
손끝에 닿는 바람은 너무 시리지만,
어디선가 네 숨결이 스쳐 지나간 듯,
내 가슴 한쪽이 잠깐 녹았다 다시 차가워진다.
길가에 비친 내 그림자는 길게 늘어지고
그 속에서 나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기억 속 너는 웃고 있었고,
나는 그 웃음에 잠시나마 기대어 걸었다.
청춘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우리는 다치고, 흔들리고,
가끔은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채 그 속을 헤맨다.
하지만 눈은 계속 내리고,
그 속에서 나는 또 다른 이름의 청춘들을 겪는다.
잠시 사라질지라도,
잠시 흩어질지라도
우리의 마음이 지나간 그 자리는 옅은 잔향을 남기고 조용히 녹는다.
@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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