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17:51•조회 60•댓글 4•공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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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다.
매일매일이 고통스럽다.
먼저 떠나간 네가 왜 넌 살아있냐는 듯이 목을 조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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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달이 지났을까.
벌써 여름방학이다.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방학 동안은 밖에 나가지 못했다.
나갔다 충동적으로 차도에 뛰어들까,
충동적으로 뛰어내리기라도 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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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는 게 두렵다.
그렇지만 사는 게 더 두렵다.
나도 이런 내가 밉다.
그냥 죽어버릴 용기라도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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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는 기억도 안난다. 그냥 방구석에서 자해하고 운 게 다인가.
학교에선 쉬는 시간 내내 앉아만 있었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안녕?
어떤 처음 보는 남자애가 내게 다가왔다.
-네 이름은.. 이시안이구나, 이름 예쁘다! 난 박지한이라고 해.
그 애는 일방적이게 대화를 이어갔다.
-너 내 이름을 알면서 말 거는거야?
애들이.. 나보고 정병이라고 하잖아.
-그게 뭐? 일단 우리 옥상에서 얘기할까?
난 거의 끌려오다시피 옥상으로 갔다.
그 애가 죽은 이후론 처음이었다.
아직도 그 애가 뛰어내린 자리에서 아른거린다. 웃으며 날 보던 네가.
-그래서 내가 누군지 알면서 왜 친해지려는 건데?
-나도.. 그러니까. 나도 힘들어서,
같이 위로해줄 친구가 필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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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의 과거-
엄마는 날 배우로 만드려 했다.
나도 그게 내 꿈인 줄 알았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러 가느라 또래와 어울리지 못했다.
그렇게 어렵게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겨우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단역이었다. 그래도 맡은 바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다 스토커가 붙었다.
스토커는 유명에게만 붙는 거 아니었나.
나같은 무명에게도 스토커가 붙는다.
그렇게 무려 2년을 쫓기며 살았다.
그러다 스토커가 잡혔다.
나보다 4살 많은 고등학생이었다.
그 스토커의 부모님은 내게 싹싹 빌었다. 그리고 엄마는 멋대로 합의했다.
난 절대로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그 뒤로 난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새로 입학한 중학교에서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쓰러졌고 그러다 이 학교로 전학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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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내 이야기? 이제 네 얘기를 해줄래?
난 그렇게 처음보는 남자애 앞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있지, 근데.. 나도 정말 죽고싶거든?
근데 조금만 더 살아보면 기쁨이 오지 않을까, 해서 사는 거거든.
-난 아니야, 내 행복은 오로지 그 친구였고 그 애가 없는 내 인생은 없어.
-사소한 것에서라도, 예를 들어..
지금 하늘 예쁘지 않아?
나는 이 말에 홀린 듯 고갤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봤다.
아- 예쁘다.
늘 회색빛으로만 보이던 하늘이 제대로 보인다. 갑자기 마음 속에서 살아가고 싶단 소망이 피어났다.
-그러니까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다보면 언젠간 살고싶을 때가 오지 않을까? 그러니까 우리 같이 살아보자고.
그 애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하늘과 그 애의 아름다운 미소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살고 싶다.
그 애가 죽은 뒤로 처음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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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詷病相憐)
ㄴ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동정하고 돕는다.
내일 월요일이에요😨
화이팅.!(그나저나 오늘 소설 맘에 안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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