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1 15:24•조회 89•댓글 13•챗GPT
"그들의 마지막 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함께 살았다. 작은 집, 오래된 가구, 먼지가 조금 쌓인 사진 액자들이 벽을 장식한 집이었다. 그곳은 언제나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온 따뜻한 공간이었다.
할머니는 늘 웃는 얼굴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오늘은 밥 많이 먹어야 해, 건강해야지."
할아버지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밥을 먹었다. 할머니는 그에게 무엇을 먹여도 다 좋았고, 그가 좋아할 것이라 믿었다.
"오늘도 사랑해." 할머니의 그 한 마디는 할아버지에게 세상의 모든 선물보다 값지게 느껴졌다.
그러나 세월은 무자비했다. 할머니의 기억은 점점 흐려지고, 할아버지의 다리는 점점 약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변화에 조금씩 고통을 느끼면서도 그 누구도 먼저 떠나기를 원하지 않았다.
"할멈, 오늘은 어디 안 갈거지?"
"응, 난 여기 있어. 할범이 옆에 있으면, 난 어디든 갈 수 있어."
그 대답에 할아버지는 조금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할머니가 걷다가 넘어졌다. 할아버지는 달려가서 그녀를 부축했지만, 할머니는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힘들어."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할머니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삼켰다.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연약하고, 깊고, 슬펐다.
며칠 후, 할머니는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할아버지의 마음은 점점 무너졌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찾아갔다. 작은 손을 잡고, 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우리 다시 집으로 가자. 내가 할멈 좋아하는 차 한 잔 끓여줄게."
할머니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그래, 그럼 곧 갈 거야."
그런데 그날이 오지 않았다.
할머니는 결국, 병원에서 떠났다. 할아버지는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그의 얼굴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 속에서, 할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 할아버지는 점점 더 말을 잃었다. 할머니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 힘들었다. 집은 점점 더 조용해졌다. 할머니가 따뜻하게 부엌에서 쿡쿡 웃으며 장을 보고,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고, 할아버지는 홀로 병원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병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가 떠난 후, 병원에 남겨진 그의 마지막 말은 할머니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할멈... 당신과 함께 갈게.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나도 행복해."
할아버지가 떠난 그날, 가족들은 고요히 그의 집을 정리했다. 거기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오래된 춤을 추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으셨다.
그들은 서로를 놓지 못한 채, 영원히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