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시블에게서 아담을 지키고 싶었다. 아담을 소중히 여겨주고 싶었기에, 상처주고 싶지 않았기에.
* 아담...
몸을 돌릴 수 없었다. 이 망할 지뢰가 내 발 끝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옭아매는 느낌에 난 몸부림조차 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아담의 얼굴 또한 바라볼 수 없었다. 그의 허공한 눈빛이, 표정이 나를 더욱 죄책에 몰아넣게 만들었다.
* 오랜만이네, 아담?
시블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담을 반기었다. 그에 반해 나는 도저히 아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신이 제일 믿었던 동업자와 자신이 제일 싫어했던 전 동업자를 한 공간에서 만나리라 예상이나 했을까. 아마 나였으면 진즉 나를 먼저 숨죽였을 것이다.
* 네 건물도 아닌 곳에서 뭐 해?
아담에 내뱉은 첫 마디. 그것은 시블을 향한 칼이었을까, 나를 향한 방패였을까.
* 무슨 소리야? 여긴 내 건물인데.
아담이 말했던 시블의 오래된 습관. 거짓말을 할 땐 항상 뒷짐을 진 채 손톱을 뜯는 것. 사실 웃음이 나올 뻔 했다. 저런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시블이라니, 설마 가당키나 했을까. 아담도 저 멀리 흐릿하게 몸을 떠는 것을 보아 아마 시블을 향해 비웃는 것 같았다.
** 탈칵 –
* 뛰어!
아담은 뒤가 없는 것처럼 앞만을 향해 달렸다. 그런 아담의 뒷모습은 꽤나 애잔해 보였고, 가슴 속에선 어딘가 알지 못할 쓰림이 휘몰아쳤다. 그저 내가 아담을 배신해서일까, 아니면.
~
건물은 빠르게 폭파되었다. 마지막까지 내 뒷만을 훑으며 당황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시블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지만, 아무렴 이젠 아담과 둘만 있는 이상 그런 건 신경 쓸 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
* 몸은?
* 어? 아니, 뭐... 그저 그래. 아깐 도와줘서 고마워.
사실 중간에 목이 메여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축축히 젖은 모래 바닥만을 밟고, 응시하며 답하고 있던 차니까.
* 그래.
더이상 아무 말도 걸 수 없었다. 아담은 꽤나 공허한 눈빛으로 밤하늘만을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아담의 시선을 좇기만 바빴다. 내가 이제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일단 미안하다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야 했을까.
* 타.
아담이 고갯짓으로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마음 바뀔세라 얼른 조수석에 얹혀 탔지만, 아직 아담의 기분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도리이자 마음이었다.
* 설명해.
* 미안해.
할 말은 없었다. 아담을 배신했다고 곧이곧대로 면전에서 말할 수 있었을까?
* 사과는 됐고, 설명을 하라고.
* 진짜 미안해, 아담.
잠시 말이 없던 아담은 조금의 정적 후 크게 클락션을 주먹으로 울렸다.
** 빠앙 —
큰 소리에 놀란 난 곁눈질로 아담을 바라보았으나 아담은 고개만을 숙인 채로 숨소리만 들려왔다. 내가 시블을 만난 이유. 내가 아담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 나도 잘 모르겠어...
아담은 곧 입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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