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햇살 한줄기만이 내리쬐는 거실에서 오늘을 맞는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때가 바로 이 시간 아닐까 싶다. 매일이 두렵고 혼자라는게 서럽지만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뭐.
우울증 판정을 받고 2년 넘게 살아오면서 느꼈던건 어색함, 우울감, 고요함 뿐이었다. 익숙했던 공기가 처음 사람을 마주치는 것처럼 낯선 물이 되었다. 들숨마다 삼키는 침묵의 깊이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소음만이 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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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에게 나는 가족이 아니였나보다. 내가 첫 자취를 했었던 20대 초반, 사회생활에 찌든 초년생에게 찾아온 선물은 고작 연락두절 뿐이란다. 완전한 미래를 찾고 싶어 뛰어든 용기에 박수조차 받지 못한 나였다. 기분이 언짢았다. 내 인생이 페이스북에 등재가 된다면 아마 '제일 멍청하고 따분한 인생' 으로 업로드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참 내 사고회로가 이게 뭔지, 시원찮다.
발버둥칠수록 더 깊이 빠지는 모래늪처럼. 쌓이고 쌓여 시한폭탄처럼 주어진 한계. 이 감정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결국 나는 조용히 잠겨드는 것을 선택한다. 남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해도, 나한테는 이게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이게.. 이게.
가장 아픈 방식이지만 가장 완벽한 구원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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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다시 흘러간다.
M.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건의 대안 마련은 왜 꼭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지만 뒤따라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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