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0 11:03•조회 96•댓글 1•INNER
#2
-"야 끝나고 기다려라."
이미 저만치 앞에 있는 희연에게 가현이 소리치듯 말했다.
-"오키."
귀가 밝은 희연은 알겠다며 대답을 한 뒤 4층의 1학년 4반 교실로 향했다.
-"하..."
4층까지 올라오느라 이미 지친 가현이 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뭐 어쩌겠어, 익숙해져야지."
•••
-"어! 야 너 뭐야? 5반이였어?"
놀람과 반가움이 섞인 눈빛으로 윤서가 말했다.
-"오! 뭐야뭐야."
오랜만에 본 윤서를 반가워하며 가현도 말했다. 어린시절부터 친했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졌었던 둘은 그때로 돌아간 듯, 행복해보였다.
•••
-'아...이번 년도는 망하는 건가...'
5층에 올라오자마자 1학년 5반 교실 앞에서 떠들고 있는 가현과 윤서를 본 소윤은 생각했다. 낯가리는 성격 때문에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은 소윤에게는 매년 드는 생각이었다.
-"어? 소윤이 안녕."
친했었지만, 지금은 많이 멀어져 무시하려 했던 소윤에게 윤서가 말했다. 소윤은 최대한 기분을 드러내지 않으며 "안녕," 하고 인사했다.
•••
곧바로 교실에 들어가 폰 대신 책을 꺼낸 소윤과 달리, 가현과 윤서는 여전히 교실 밖 복도에서 말하고 있었다.
-"야, 너 쟤 알아?"
방학동안 학원에서 소윤을 많이 본 가현이 설마, 하는 마음에 윤서에게 물었다.
-"어? 응. 예전에 친했다가 지금은 약간 멀어졌음. 같은 반인데, 친해지려고."
윤서의 대답에 가현은 "오.."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뭐야 왜? 아는 애야?"
가현의 반응을 눈치 챈 윤서가 재빠르게 물었다.
-"아 그냥 학원에서 본 거 같아서."
가현의 말에 윤서는 안심한 듯 표정이 풀리며 대답했다.
-"아아, 그럼 너 안 불편하면 우리 셋이 다닐래? 뭐 다른 애들도 같이 다니면 더 좋고."
라는 윤서의 말에 가현의 머리 속은 복잡해졌다.
-'뭐지, 무슨 꿍꿍이야 홍윤서."
적어도 가현이 아는 한, 윤서는 중학교에서 가장 잘 나가던 일명 노는 애 무리에 속해있었다. 그 뜻은 그저 노는 애라는 것이 아닌, 조용한 애들에게는 눈길조차 안 준다는 뜻이었다.
•••
-"저기...소윤아!! 너 인스타 알려줄 수 있어?"
책에 몰입해 가현과 윤서가 자신에게 다가왔는지도 모르는 듯했던 소윤이 윤서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어 그래!!"
소윤은 뒤로 뒤집어 두었던 폰을 꺼내 가현과 윤서에게 자신의 인스타를 보여주었다.
-"나도 팔 걸었어!! 가현이야, 친해지자."
꿈에 그리던 순간을 직접 겪은 가현은 설렘을 숨기는 듯 했고, 소윤은 같이 다닐 친구들이 생겼다는 마음에 설렘을 숨기는 듯 했다.
_반대가 끌리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