青い空、青い海 ( 파란 하늘, 푸른 바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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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5 18:33조회 29댓글 2taki.
햇빛에 물든 바다는 일렁이듯 찰랑이고 있었으나, 내가 그것을 깨닫기엔 너무나 이른 나이였다. 파란 바다에 검은 물감 한 방울을 섞은 듯 거뭇하고 칙칙한 바다였지만 어째서인지 한 번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은 온통 색바랜 빨간색 뿐이라 어느 쪽이 도시인지, 외곽인지 알기 어려웠다. 사실 어쩌면 색이 바래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거뭇칙칙한 바다 탓인지 지붕들이 잔뜩 어두워 보였다.

▪︎ 마을 사람인가?

도착한 내게 처음으로 말을 건넸던 건 다름아닌 휠체어를 탄 노인이었다. 휠체어에 아가이쓰 병원이라 써 있는 것을 보아 인근 병원에서 산책을 나온 것 같았다.

그렇게 물어보는 것도 당연했다. 이렇게나 한적하고 삼삼한 동네에 양복을 빼어 입은 사내가 나타나니, 어디서 취재라도 온 걸까 싶었겠지.

▪︎ 아니오, 이곳 사람은 아닙니다.

나는 노인에게 명함을 건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명함에 쓰여 있는 이름, 도쿠가미 이에야쓰, 텐쇼 신문사 소속.

▪︎ 취재하러 왔나? 몇 년 전 그 사건 때문에?

어찌나 기자들이 몰려왔으면 먼저 말도 꺼내기 전에 알아차렸을까,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은 무언가 숨기는 사람 같아보였다. 얼마 전 읽었던 심리 신문에서 봤듯,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면 시선을 오묘히 마주치지 않는다는 것. 비록 다른 신문사의 신문이지만 가리지 않고 읽었던 덕일까.

▪︎ 맞습니다. 혹시 몇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는 흔쾌히 응했지만, 나는 사실 알고 있었다. 그가 다이쿠오 사건의 중요 인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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