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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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11:55조회 63댓글 7@UX2mau
후 - 하 - 읍 - 흐
검정으로 가득찬 공하함으로 이루어진 방 안에선
오로지 나의 신음소리와 숨소리만이 뭍어나온다.

너의 그 창백한 얼굴과 혈색이 빠졌음에도 매혹적인 새하얀 입술, 여전히 오똑한 코와 어디를 보는지 모르겠는 초점없는 눈동자.
너의 그 새하얀 입술에 슬며시 나의 입술을 맞춘다.
너는 아무 반응도 없으며 아무 반항조차 없이 순순히 나에게 입을 맞춰준다.

방안은 차갑고 으스스하다. 너와 끈적한 사랑을 나누고 다시 문을 열어 널 고이 넣어둔다. 너가 사라지고난 방 안의 공기는 우리의 사랑 만큼 뜨거웠지만 쉽게 식어버렸다. 아무런 소리도 울리지 않았고 검은빛 액체는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저 멀리 인간의 발소리가 울려퍼진다.
아, 들켰구나. 넌 내가 만났던 그 어떤 것들 보다 더 나의 욕구에 딱 들어맞았고, 여전히 아름다웠다만.. 인간들의 발소리가 점점더 다가온다. 나의 숨통을 조른다.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널 고이 떠나보내겠다.

이제 그들이 들이닥쳤다.

- __동 __공사장 아래 지하실에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범인은 창문으로 도주한 것 같고 칼을 사용해 죽인 후 시체와 교제를 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는 그들의 외침과 단마디 비명을 들으며 서서히 빠져나갔다. 이제 다음 희생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새하얀 입술을 창백한 얼굴을 찾아 또 다른 사랑을 나눠야겠다. 영원히 사랑을 나눌 것이다. 끈적하고 진실되지만 누군가는 경멸하고 역겨워하는 사랑을. 또 다른 창백함과 함께 나누어야지.

창백함과의 사랑이란 이리도 아름답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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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 https://curious.quizby.me/ZFEg…
╰➤ 네크로필리아 증후군 : 시체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증후군. // 모르겠어요. 애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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