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8 16:03•조회 36•댓글 3•000
"그 애를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같은 교복을 입고."
3월.
봄이 와도,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이었다.
“이번에 전학 온 친구야. 자, 인사할까?”
나는 교탁 앞에 서서 교실을 둘러봤다.
낯선 얼굴들, 낯선 공기, 그리고 낯선 웃음소리.
이제 이곳이 내 일상이 될 거라는 걸 믿기 어려웠다.
"안녕, 서아린이라고 해.”
작고 짧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어딘가 익숙한 시선이 나를 붙잡았다.
그 애였다.
윤지후.
( 쉬는시간 )
“서아린? 진짜 너야?”
점심시간, 내 앞에 선 지후는 그대로였다.
키만 좀 더 크고, 말투는 조금 더 부드러워졌지만.
“오랜만이네.”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책을 들여다봤다.
“여기 전학 온 거야? 언제부터?”
“오늘.”
“헐… 대박. 나 진짜 너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
지후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 말이 왜 이렇게 서운한지 모르겠다.
“그때… 네가 이사 간다고 했을 때 말이라도 하지 그랬어.”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지후의 눈엔 살짝 미안한 기색이 떠 있었다.
“나도 갑자기였어.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그래서 그냥 사라졌구나.”
내 목소리에 조금의 원망이 섞였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그날 이후, 지후는 자꾸 내 옆에 앉으려 했다.
같이 급식 먹자고 하고, 나한테 농담도 걸었다.
“아린아, 넌 예전이랑 똑같다. 조용한 거.”
"넌 더 말 많아졌네.”
“에이~ 그래도 네가 말해주니까 기분 좋다.”
나는 그 말에 심장이 쿡, 하고 찔렸다.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나의 벽이.
처음 써보는데...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