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푸르게 보이던 윤슬을 잔뜩 머금은 채
투명하게 바랜 너는 놀리듯 내 앞을 헤엄쳤다.
수면 바깥의 소리가 먹먹한 소음으로, 물 안에서 희미한 거품의 형태가 되어 부서졌다.
모든 너와의 마지막 찰나를 영원으로 담고 싶어,
나에게 너의 존재만이 유일한 감각으로 다가왔다.
수십 개의 촉수가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나를 그러안았다.
나는 숨을 죽였고 너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애정을 끌어 나에게 건네주었다.
한기 가득한 물속의 가운데와 너의 몸 사이에서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읍, 으-..”
남은 숨이 사그라들고 있었다. 떠다니다시피 나는 유영했다.
일렁이는 물결이 나와 너의 마지막을 지켜주었다.
너의 모든 하나하나에 나를 투영하였다. 부옇게 물속에 번진 너를 끌어안았다.
뺨을 타고 흐르는 방울진 낙루를 상냥해진 너울이 감췄다.
아름다운 표정을 일그러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기억되려 했다.
밀려들어오는 물을 휘저어내며 너에게 입맞춤했다.
동시에 뜨겁고 찬 공기가 순환했고, 곧이어 물 밖으로 올라갔다.
“사-랑-해”
자주 말하지 못했던, 생소해져버린 사랑해란 말을 전하며 어두워진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나를 감싼 너의 손길은 끝에 느낀 화창한 온기였다.
@한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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