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소설 속 섭남으로 빙의했을 때의 심정을 서술하시오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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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8 15:37조회 68댓글 8depr3ssed
* 약한 메타발언, 비속어 주의 럽코입니다 럽코일 겁니다 럽코이어야만 합니다 *


*

초록색으로 바뀐 신호등에 맞춰 분주해지는 사거리. 그 속에서 유독 귀에 박히는 전화—

- 와 대박ㅋㅋㅋ 다음편 주세요 작가님ㅋㅋㅋ
- 어휴… 또 그 타령이냐? 없어 없다고
- 여주가지금겁나예쁘잖아날막꼬시잖아…
- 걔 악녀설정이라고 몇번을 말하냐

시시콜콜한 수다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다. 그래도 일주일 내론 올려준다는 말을 듣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남자가 신난 그 찰나—

쾅!

*

머리를 울리는 잡음,

—에헤이, X됐네 이거…

하필 그 악명높은 전생트럭에 치인 것 같습니다.

*

뭔가 다른 천장, 이불… 이건 이세계다! 라고 바로 알아차렸다. 둘러보니 꽤 부잣집 같은데, 좀 편하게 살아볼까~

그래서 어디로 빙의한 거지?

- … … … …

방을 둘러보며 거울을 확인한 순간 속이 뒤집어질 뻔 했다. 푸른끼 도는 은발, 싱그러움을 담은 초록빛 눈. 고양이와 강아지 사이 어딘가에 자리잡은 눈매와 희고 고운 피부— 아니, 이세계 전생이 소원이긴 했지만 친구가 쓰는 소설 속 섭남으로 빙의시켜달란 얘기는 안했잖아요!

*

Q. 친구가 쓰는 소설 속 섭남으로 방의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말 걸지 말아주세요. 소설 시작 10화만에 악녀한테 죽는 섭남으로 빙의했습니다… …

이쪽 사람들이랑 말은 통한다. 섭남에 대해선 모두 알고 있으니까 섭남처럼 행동하는 건 쉬웠다. 문제는—

이러면 원작을 바꿀 수 밖에 없잖아!! 러브라인을 바꾸든, 스토리를 비틀든, 아예 도망치든… 여기로 빙의할거라면 난 여주랑 남주의 커플링이 보고 싶었단 말야…!!

그래도 지금은 작품이 막 시작하는 시점인 것 같으니까… 어떻게 도망을…

< 안내 >
스토리 진행 범위 바깥으로는 진입이 불가합니다. 3번 어길 시 빙의한 몸과 원래 몸의 존재가 소거됩니다.

못 가네…?

이게 뭔 게임물도 아니고, 스토리 진행 바깥으로는 못 나가는 게 말이 되냐!! 그리고 3번 어기면 뭐? 존재가 소거? 이게 말이 돼?!

그, 그럼 어떻게 악녀를 회유시키거나, 악녀와 엮이지 않거나… 라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는데. 하지만… 원작에서 나와 악녀는 약혼관계. 그럼 약혼을 파혼하는 수밖에 없다.

「목표: 실비아랑 파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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