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調絃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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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15:35조회 139댓글 12애열
※ 잔인한 묘사가 있습니다. ※


청춘이었다.

더운 여름날. 매미도 울다가 죽을 날씨. 학교 옥상 땡볕 아래, 결국 드러누워 따가운 햇빛을 바라봤다. 피부가 타들어갈 것 같음에도 계속 너의 옆에 딱 달라붙어있었다. 너는 딱히 생각이 없는 듯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다.

한 번만 고개 돌려주기가 그렇게 어렵나.

불만이 생겨, 하늘을 보다 말고 너를 빤히 바라봤다. 너는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시선을 못 느끼는 척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늘에 뭐가 있다고 계속 멍하니 바라보는 거냐;

짜증나서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 너와 나는 그 정도의 사이가 아니기에 뱉고 싶었던 말을 손으로 틀어막고 내뱉지 않았다.


" 더워.. "


너무 더워,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주변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름이라 그런지, 덥다는 기분보단 뜨겁다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좀 있다가 같이 시원하게 물놀이나 하자고 할까? 물놀이 같이 해주긴 할까? 애초에 물을 별로 안 좋아하면 어쩌지? 그냥 처음부터 날 싫어했으면?

... 주먹을 꽉 쥐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아, 생각을 포기했다. 역시, 짝사랑은 항상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그래도 널 포기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했다. 바로 옆에 네가 있으니까, 지금 주변에 우리 말고 아무도 없으니까. 평소라면 덥다고 교실 들어가자며 투덜거렸을 너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가만히 내 옆에만 있었으니까.

짜증나게 또 설레서 얼굴이 붉어짐을 느꼈다. 얼굴은 점점 뜨거워졌고, 너무 뜨거워져서 아플 정도였다.

나도 이렇게나 뜨거운데, 혹시라도 약한 네가 뜨거운 햇빛 때문에 화상을 입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됐다. 그냥 지금이라도 빠르게 반 가서 쉬는 게 나을 거 같았다.


" 야, 너무 덥다. 교실 갈까? "


몸을 일으켜, 앉아있는 상태로 주변을 둘러봤다. 오늘 날씨가 좀 구린가. 먹구름이 껴있고, 주변이 연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햇빛만큼은 가려질 수 없다는 듯 너무 잘 보였다. 똑같이 뜨겁기도 아까와 같았다.

계속 대답이 없는 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 어? "



뭐야?

너의 얼굴은 녹아내려, 얼굴 뼈가 다 보였고 피부가 축 늘어나 있었다. 왼쪽 오른쪽 눈의 대칭이 안 맞았으며, 입꼬리 또한 한쪽은 축 내려가 있었다. 너의 눈에선 눈물이 나오고 있었으며, 오른쪽 볼은 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너의 머리카락에는 햇빛이 있었다. 해가 내 바로 앞에 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빨리 선생님을 부를까? 내가 더위를 먹어서 헛것이 보이나?

급하게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 순간에 핸드폰으로 내 얼굴이 보였다.






어라?







왜 너의 얼굴이 여깄지?

너의 얼굴이나, 나의 얼굴이 똑같았다.



진짜 현실이었다.







「 애열 큐리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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