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점 하나가 온 하늘을 드리우고 햇빛은 파도의 유영처럼 한없이 일렁이니 그것이 아름다운 경치로 내 눈에 담겼다. 별 신경 쓸 것도 없던 날씨, 그리고 그들의 웃음 소리에서 난 항상 당신을 찾았다.
흔들리던 산들바람, 그들의 목소리는 쉬이 바람을 타고 공기를 부유하면서도 나는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왜일까, 대체. 이미 떠나버린 당신을 그리워하여 다시금 찾게 되는 것은 내 무언가를 채우기 위함일까. 텅 비어버린 유리병을 가득 채우던 당신을 찾게 되는 당연한 이끌림일까.
"제발,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나줘요."
당신과 함께하던 그 시절 속, 당신과의 이별을 상상했다. 곧이어 그 상상을 고이 접고 다시 꺼내지는 말아야겠다 다짐했던 내 기억은 현재의 나를 헤집었다. 그래, 어쩌면 그때는 당신과 함께라면 그 아무리 재앙일지언정 두려울 것 하나 없으리라 믿었으니.
한 발짝, 그리고 또 한 발짝. 발걸음 소리가 내 귀에 진하게 울린다. 시계탑에서 울릴 종소리보다도 더 깊게,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을 속삭이던 그 소리보다도 가라앉게.
영원을 속삭이고 사랑을 나누던 그 날들은 허상이었던 것처럼 이내 나를 떠나버렸다. 내게 그런 날들은 일절 없었다는 것처럼. 매정하게 버려진 새처럼 당신만을 기다릴 뿐.
그래도 다시 한번 기대를 품게 된다. 언젠가 끊어질 이 동앗줄에, 희망을 실어본다. 꼭 내가 숨 멈추기 이전에 그대와 눈을 마주치길. 닿는 그 눈에 서로의 그리움을 함께 실려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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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후로 시간이 지난 글이라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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