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던, 동경하는 나의 여름에게 사랑을 속삭여봤습니다.
이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햇빛이 내리쬐는 숲 한복판에서 사랑을 말했습니다. 이제 여름은 분명 존재하지 않는데도 왜 의미없는 눈물만 흐르는지.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럼 처음부터 그런 감정 같은 건 왜 남긴 건데요, 라고 원망해봐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여름이라는 존재를 몰랐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여름을 좋아했고, 여름이라고 불린 아이를 사랑한 나는 이제 사랑을 느끼지 못할까요. 더 이상은 인생의 진전 같은 건 바라지 못 할까요. 어쩌면, 어쩌면, 그 아이가 돌아오는 기적이 나타난다면 저는 다시 사랑을 느끼겠죠.
불이 붙은 것처럼, 심장이 다시 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미 사라져버린 그 아이는 기적을 바라지 않을 거에요. 그것만큼은 장담합니다. 그 아이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짐했습니다.
예쁜 것은 멀리에서만 바라보고, 그 아이를 다시는 떠올리지 않을 거에요. 더 아파오기 전에. 더 많은 감정과 더 많은 추억을 잃지 전에 그 아이를 사랑하는 걸 그만둬야 했습니다.
금지된 사랑이 아닌 서로를 갉아먹는 사랑을 했던 저는 아직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실상은 서로를 갉아먹는 사랑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눈사람 자살 사건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마냥 그 아이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서서히 제 눈앞에서 사라져갔으니까요.
영원히 저는 그 아이를 원망할 것입니다. 다짐대로 멀리에서만 그 아이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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