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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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8 18:50조회 47댓글 0@da_xue
파도는 야속하게도 너의 목숨을 앗아갔다. 여기는 항상 바다가 예쁘다며, 파도 소리가 예쁘다며. 미소 지으며 말하던 너의 모습을 이젠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젠 모두 바다의 것으로 변하였다. 어딜 가던 바다가 보인다고 좋아하던 웃음소리가 멀어졌다. 파도 소리에 잠겨서 작아졌다. 바다는 배가 고팠나보다.

그 바다가 잡아간 대상이 왜 사람이어야 했을까,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네가 그 대상이었을까. 후회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네가 깨지는 소리가 예쁜 그 파도로 가지 못하게 했을 텐데 말이다. 바다는 너 말고도 많은 것들을 잡아먹겠지, 파도를 이용해서. 바다는 언제 배가 부를지, 언제 만족할지,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지 앞으로가 막막해졌다.


시간이 지날면 지날수록 너와의 기억이 희미해져 갔다. 너의 온기도, 목소리도, 얼굴도 전부. 왜 너와의 추억을 아름답지 못하게, 물로 장식했나. 왜 물로 매듭지었을까. 너의 마지막 모습도 보지 못 한 채로 그저 너를 떠나보내야 했다. 너를 바다의 것으로 만들어줘야 했다. 이젠 놓아줘야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너무 어려웠다. 바다가 그렇게 좋아서 너는 바다의 곁으로 갔구나, 그 생각으로 나를 달랬다.

이러면 좀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그 에메랄드 색의 바다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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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_x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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