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𓍢ִ໋🌷͙֒˚『 너라는 계절은 』 ˚˖𓍢🌸 ( 윤하소 콜라보 작 )
설정2025-02-24 15:09•조회 82•댓글 18•윤 • 하 • 소
[ 너라는 계절은 , ]
1화. 봄이 오면 .
한소희는 창가에 앉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바라보았다. 창문을 열어 두었더니 살랑거리는 바람에 연분홍 꽃잎이 흩날렸다. 소희는 손을 뻗어 한 장을 잡으려 했지만, 꽃잎은 가볍게 손끝을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다.
"또 멍 때리냐?"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남현빈이 책가방을 툭 내려놓으며 앉았다. 언제나처럼 무심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멍 때린 게 아니라 생각 중이었거든?"
"무슨 생각?"
소희는 창밖을 가리켰다. "올해 벚꽃이 더 예쁘게 핀 것 같지 않아? 작년보다 더?"
현빈은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힐끗 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거기서 거기지."
"너 참 감성 없다. 이런 걸 보면서도 아무 느낌이 없냐?"
"음, 있긴 하지. 벚꽃이 지면 여름이 오겠구나."
소희는 한숨을 쉬며 현빈을 쏘아봤다. "로맨틱한 감성은 1도 없네."
현빈은 소희를 보며 피식 웃더니 창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바람이 불자 그의 짙은 머리카락이 살짝 흩날렸다. "근데 말이야, 벚꽃이 피면 너는 꼭 창가에 앉아서 멍하니 보더라.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야... 그냥 좋아서." 소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소희는 살짝 고개를 돌려 현빈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이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다정해 보였다. 순간, 가슴 한쪽이 묘하게 간질거렸다.
봄이었다. 그리고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올해의 봄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by . 한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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