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다

사랑이라는 그 단어가
형용할 수 없는 사욕이 되어버려
무한으로 팽창하는 거대한 방략 속에
가둬지는 것 같아

너라는 우주를 부정하지 않지만
그 어여쁜 대계를 수용할 수록
점점 더 조여지는 숨통이
마치 인생같아서

너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보고 싶어 자기야
진심이라는 단정은 할 수 없지만 말이야
네 마음에 드는 가식 읊는 것은
내 유일한 재주라

미안해가 어려워서
그깟 미안해가 어려워서

내가 널 사랑하는 속내의 근원이
내가 널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참혹한가

애정해

사랑에 대한 답이 비록
평생의 불가사의일 지라도

영원의 우리는
닿을 수 없는 몽환일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