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함께 춤추고 있으면 그 青의 존재 더욱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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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파도쳤다, 낭만이 반짝였다, 낭만이 미소지었다. 낭만이 보인 그날 이후로 모두 파랑으로 존재했다.
낭만 결혼식
해변가 앞에 위치한 커다란 바위에 파도가 잘게 부서진다. 예쁘게 꾸민 야외 결혼식장에서 두 남녀가 사랑을 약속한다.
사람들의 낭만이 보였다. 시시각각 바뀌고 또한 모두 다른 형태의 낭만. 그런 변덕쟁이인 낭만이 일치하는 일이 종종 존재했다, 가령 지금 이 결혼식. 파도처럼 흔들리던 낭만은 마치 심장의 맥박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된 상태였다.
낭만 하나 보게 됐다고 인생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그냥저냥 평범한 19살로, 20살로. 그렇게 살아갈 뿐이었다. 대신 난 속으로 낭만을 찬양했다. 파도치는 아름다움을 경외했다.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를 입증하기라도 하는 듯한 박동은 찬양하기에 마땅한 동시에 두려웠다. 무한한 빛은 결국 눈을 멀어버리게 하듯, 그 아름다움을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느낄 상실감이 벌써부터 두려웠다. 처음 낭만을 느꼈을 때 거대한 자연에 압도당하는 것과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 압도, 경외, 찬양, 상실, 무력.
잔잔히 부서지는 낭만은 따뜻했고 맥동하는 낭만은 정열적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핑크 다이아몬드를 준다 해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새파란, 하늘이나 물처럼 닿지는 못하나 완전한 파랑인 모두들이었고 낭만이었다. 파랑, 낭만, 파랑, 낭만, 파랑, 낭만의 파란.
낭만이 요동쳤다, 낭만이 울부짖었다, 낭만이 부서졌다. 낭만이 죽은 그날 이후로 더 이상은 그 누구도 파랑인 채로 잔재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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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진녹진 보글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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