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에 꽃잎 하나가 내려앉았다. 흔한 봄날의 풍경 속에서, 이유 없이 이 작은 조각만이 나를 붙잡았다.
꽃잎은 금세 바람에 흘러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가볍고 연약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오래된 장면을 보았다.
햇살이 뜨겁게 번져오던 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웃던 너의 얼굴. 부드럽게 스쳐가던 바람, 그 바람에 흩날리던 웃음소리. 손끝에 닿던 온기와, 그때는 영원할 거라 믿었던 너와 나의 공기까지.
나는 꽃잎을 더 꼭 쥐지도, 날려보내지도 못한 채 그저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의 무게가 이렇게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걸 그날 너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았다.
바람이 다시 불자 꽃잎은 내 손 위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마치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제는 붙잡을 수 없는 봄처럼, 이내 영원히 사라질 순간처럼. 나는 손을 펴 꽃잎을 놓아주지 못 하고 한참을 있었다.
마치 그 작은 꽃잎이 흩날려 날아가버리면, 너와 함께했던 계절이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ne0n. :작은 꽃잎에 담긴 추억의 무게
+ 막 생각나는대로 적은 거라 이상할 수 있어요
https://curious.quizby.me/ne0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