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3 16:06•조회 34•댓글 1•자까바라기
민지는 원룸으로 이사 온 첫날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건물은 낡았지만 조용했고, 방도 특별히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하나, 유독 벽이 얇았다. 아니, 얇다기보다는 “비어 있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날 밤, 새벽 3시 17분.
처음 그 소리가 났다.
“똑."
문이었다.
누군가 문을 아주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힘도 없고, 급하지도 않은 소리였다. 마치 “들어가도 되냐”고 묻는 것처럼.
민지는 눈을 떴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이 시간에 누가 올 리가 없다. 택배도, 술 취한 사람도, 친구도.
그런데 소리는 정확하게 문에서만 들렸다.
“똑."
한 번 더.
그리고 멈췄다.
민지는 숨을 죽인 채 기다렸지만, 더 이상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는 결국 “별거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들었다.
다음 날,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새벽 3시 17분.
또 소리가 났다.
“똑."
이번엔 조금 더 가까웠다.
이틀째는 문 손잡이 바로 위쪽에서 나는 소리였다. 누군가 손톱으로 문을 긁는 것처럼. 민지는 그날부터 시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항상 3시 17분. 단 한 번도 어긋나지 않았다.
삼일째 밤, 그는 문 앞에 의자를 놓고 버텼다. 3시 16분.
아무 일도 없었다. 3시 17분.
“똑.”
의자에서 떨어질 만큼 강한 소리는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문 안쪽에서 울렸다.
민지는 문을 노려봤다.
“누구야?”
대답은 없었다.
대신
“똑.”
이번엔 문이 아니라, 문 안쪽에서 같은 소리가 되돌아왔다.
마치 누군가 안에서도 동시에 노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민지는 그날 처음으로 관리실에 전화를 걸었다.
“이 방, 밤마다 소리가 나요.”
잠깐 침묵이 흐른 뒤 관리인은 물었다.
“몇호죠?”
“302호요.”
더 긴 침묵.
그리고 이상한 말이 나왔다.
“거기…그곳 아직 사람이 살고 있을까요...?”
민지는 웃어버렸다.
“ㅋㅎ.. 제가 살고 있는데요..?”
전화는 끊겼다.
그날 밤, 소리는 문에서 나지 않았다.
대신 방 전체에서 났다.
“똑.”
“똑.”
“똑.”
벽, 천장, 바닥.
그리고 마지막으로...
침대 밑.
민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새벽 3시 17분이 되자, 모든 소리가 동시에 멈췄다.
그리고 문이 아주 천천히
안쪽에서부터 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