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 21:37•조회 34•댓글 2•스즈
”동호대교로 가주세요.“
택시기사는 나의 말을 듣고 조금 고민하는 듯 하더니 차를 출발하며 내게 물었다.
“무슨일 있는건 아니죠?”
나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아닙니다.”
택시기사는 아직 의심스러운 듯 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뭐하러 가시게요?”
나는 미소로 화답했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별 보러요, 날이 맑으니까. 이런 날 별이 잘 보이더라고요.”
택시기사는 그제서야 의심을 거두고 호탕하게 웃었다.
“거, 참 낭만있게 사는 아가씨네.”
택시가 목적지에 다다르고 나는 웃으며 인사했다. 내가 내리자 택시는 곧장 도로를 따라 달려 멀리 떨어져갔고, 택시가 멀리 떨어져서 안 보이게 되자 나의 표정은 언제 웃었냐는 듯 금세 사라졌다.
한적한 도로, 사람 없는 다리, 고요한 밤.
찬란한 마지막이 되기에 알맞은 날이었다.
나는 신발을 한 발 한 발 벗으며 나의 아름다울 마지막을 준비했다.
“잘 있어요. 엄마. 아빠.”
요란한 소리와 함께 가로등에 비친 물방울이 밤하늘을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