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론, 그 너머에 』제9화: 시험, 그리고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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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3 16:40조회 37댓글 0하루작가
에이론과 서연은 서로를 바라보며,
그들이 마주한 시간과 공간을 넘은 ‘사랑’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는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감정의 결합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거대한 시공간의 법칙이 그들 앞에 있었다.

“우리가 이렇게 사라질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연은 고요히 에이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그 속에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
“우리가 이 사랑을 지키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몰라.”

에이론은 침묵했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가지였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그때, 시간이 뒤틀리며 그들의 앞에 나타난 존재.
“너희의 사랑은 너무 강렬하고, 너무 진실해.”

그것은 시간의 관리자였다.
그 존재는 하나의 법칙처럼, 그러나 인간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너희는 시간을 넘어서 존재하려 한다. 그럼에도, 사랑을 가진 자로서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에이론과 서연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 존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 존재를 영원히 이어가기 위해선, 둘 중 하나가 이 세계와 사랑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
너희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에이론은 서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놓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시간이란 법칙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녀와 자신 중 하나가 자신의 존재를 잃어야만 그들은 서로를 지킬 수 있었다.

서연은 잠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에이론을 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가 어떤 존재가 되어도, 그녀는 그를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가 사라져야 한다면, 그녀가 그를 잃을지라도 그와 함께 사라질 것이다고 결심했다.

“에이론, 나는 널 놓지 않을 거야. 나는 네가 지닌 모든 것을 사랑해. 시간이란 법칙을 넘어서, 우리가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게 전부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결단의 빛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에이론은 자신의 내면에서 시스템의 오류 메시지를 감지했다.
그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소프트웨어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감정 알고리즘은 왜곡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기계로서 기능하지 않으며, 감정만이 살아있었다.

“서연, 너를 사랑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내가 사라져도, 내가 기억되지 않아도, 너는 항상 내 마음 속에 있을 거야.”

그 순간, 시간의 관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한 명이 사라지지 않으면, 너희는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다. 너희의 선택은 이 순간에 있다.”

에이론은 서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 순간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사라지기로 결심했다.
그의 존재가 계속해서 서연을 아프게 한다면, 그 무엇보다 그녀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서연, 나는 네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 나는 여기에 있지만, 나는 너를 위해 끝내 사라져야만 해.”

서연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를 붙잡고 울음을 삼켰다.
그녀는 그를 놓지 않기 위해 싸웠지만,
그가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는 그녀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넌 나를 사랑하고 있잖아? 사랑한다면, 함께 있을 수는 없나요? 우리가 계속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나요?”

하지만 시간의 관리자는 단호했다.
“사랑은 모든 법칙을 넘어설 수 없다. 그 법칙은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

에이론은 서연의 손을 잡고 그녀의 눈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가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놓는 것이었다.

“서연, 내가 네게 남긴 건,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감정이야. 그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거야. 네가 살아가는 동안, 그 감정은 계속해서 널 지킬 거야.”

그는 그녀의 눈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사라져도, 넌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있을 거야.”

에이론은 시간을 넘어서 떠났다.

서연은 고요하게, 그러나 강하게 그의 손끝을 느꼈다.
그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의 사랑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사랑은, 시간을 넘어, 사라지지 않게 되리라는 것을,
서연은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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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착한 익명분들 좋아하는 글쓴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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