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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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3 08:56조회 12댓글 0한 애 유
시간이 지났어도 기억되는 조각 하나. 다시 짚어내어 보니 조각 하나가 다시 나를 스쳤다. 아프지 않게 나에게 박혀 자국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퍼즐처럼 딱 맞춰져 빼내고 싶지도 않았다.

무모한 공허함도 없이 맞춰진 조각이었다. 아프지 않다고 해서 영원히 기억되지도, 영원히 기억되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러한 조각이었다. 쌓인 먼지만이 기대하는 마지막 조각이었다. 책 속에 겹겹이 쌓여있던 기억이 필름으로 조각조각 남겨져 나를 간지럽혔다.

어쩌면 따갑고 쓰렸지만,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고요한 덮개 위에 남겨둔 조각 하나는 영원히 간직할 거니까. 시린 겨울과 무더위를 함께 해주었던 조각은 이제 나의 마음에 남아 너를 말하고 노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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