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7 11:07•조회 41•댓글 4•태로태로
[ 어느 여름날 찾아온 네가 ]
ㅡ
“기사님 ! 잠시만요 !”
우다다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버스로 뛰어갔다
타악
“으허억”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잘 쉬어지지 않았다
“학생, 원래 안 세워주는 거 알지 ? 얼른 타”
“네엡, 감사합니다”
치이, 생색내시기는
나는 가방을 고쳐 메며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버스 안은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꽉 차 있었다
나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 구석의 손잡이를 잡고 섰다
창 밖으로 비친 여름 풍경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바삐 움직이는 차들,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 잎들, 문 열 준비로 바쁜 상점들
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
간신히 지각은 면해 교실로 통하는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복도에 누군가 서 있었다
큰 키에 수려한 외모를 가진 소년이었다
내 또래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학교 교복을 떡하니 입고 있었다
넥타이도 없네
나는 그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이 인기척을 느껴 날 돌아보았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안….녕 ?”
어색하게 손을 들어올려 인사했다
“푸흣”
“푸하하핫”
소년이 웃었다
웃을 때 눈이 초승달처럼 기울어졌다
나는 그저 미소를 머금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넌 누구야 ?”
나는 소년의 명찰을 살피며 말했다
“윤..도현 ?”
“안녕”
소년이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나는 연지오야”
나는 귀 끝이 빨개진 채로 말했다
“응, 지오야”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예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고 귀 끝이 빨개졌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나는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음… 너도 3반이..였나 ?”
“푸하핫”
걔가 또 웃었다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난 하나도 안 웃긴데
“너 진짜 재밌다”
“…..”
내가 재밌나 ?
“나, 오늘 전학 왔어”
“아… 그래 ?”
“푸흐흐”
윤도현은 아까부터 계속 웃음을 흘렸다
나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귀 끝이 빨개져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고는 서둘러 교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선생님과 함께 그 애가 들어왔다
“안녕, 윤도현이라고 해”
윤도현은 얼굴 한가득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그러면서 뒷자리에 있는 나를 스윽 쳐다보았다
“푸흣”
나를 보면서 웃었다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자 우리 도현이는….”
제발 내 옆자리만 아니여라
나는 두 손을 맞대고 빌었다
“저기, 지오 옆에 가서 앉아라”
으아악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걔가 천천히 다가오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피식 웃었다
뒷자리인 민서가 선생님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속삭이 듯이 말했다
“너 쟤랑 아는 사이야 ?”
나는 말없이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윤도현이 내 옆의 의자를 빼어 앉았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최대한 그 애를 안보려고 노력하며 괜히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푸핫”
걔가 또 웃었다
***
사각사각
도저히 공부가 안되서 학교 도서실을 찾아왔다
윤도현의 웃음이 자꾸만 머릿 속에 맴돌았다
타악
내 옆에 누군가 앉았다
곁눈질로 힐끔 쳐다보니 세상에나
윤도현이 턱을 괸 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인에게서나 나올 법한 미소와 눈빛이었다
나는 서둘러 일어나 도서실을 빠져 나왔다
음료수라도 마실까 하며 자판기 앞으로 다가섰다
“잘 있다가 어디갔었어”
“으헉”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윤도현이었다
또 또 또 윤도현
“사라져서 기다렸잖아”
윤도현이 웃었다
“뭐…뭐야 나 찾았..어 ?”
나는 속으로 그럴리가 없지를 반복하며 물었다
“응”
“그래 역시 그건 아니..잠깐 뭐라고 ?”
“너 찾았다고”
윤도현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귀 끝부터 눈 밑까지 달아올랐다
“지오야, 내가 너 찾았다니까 ?”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지오 바보”
“잠깐 뭐 ?”
“너 바보라고, 내가 너 꼬시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잖아”
아 망했다
윤도현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ㅡ
[ 너의 여름에 손을 뻗었는데 ] 2화 들고 오려다가 삘 받아서 쓴 망작…올려봅니다
참고로 몇가지는 주인장의 경험담….🫶🏻